뭐가 들었는지 몰라도 산다

입력 2013-08-15 17:06   수정 2013-08-16 00:39

'복불복 쇼핑' 인기…인터파크 '럭키백' 팔 때마다 4분이면 동나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열어본 뒤 마음에 안 든다 해도 바꿔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티나게 팔린다.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복불복 쇼핑’이 인기몰이 중이다. 파격적 할인과 궁금증 유발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산다

‘복불복 쇼핑’은 일본 백화점의 새해맞이 행사인 후쿠부쿠로(福袋·복주머니)가 원조다. 주머니에 여러 물건을 넣은 뒤 저렴한 가격에 파는 풍습이 ‘럭키 백(lucky bag)’이란 마케팅 기법으로 진화했다. 온라인몰 인터파크는 최근 들어 10여종의 럭키 백을 잇따라 선보여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9900원에 판매한 ‘뷰티 럭키 백’ 500개는 4분 만에 다 팔렸다.

어떤 상자에는 15만원짜리 에스티로더 화장품이 들어있고, 운이 나빠도 2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받을 수 있어서다. 주소령 인터파크 키즈쿡사업부 팀장은 “럭키 백은 손해 보는 역마진 상품이지만 고객 유인 효과가 뛰어나다”며 “행사 때마다 접속자 수와 매출이 20%씩 급증한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럭키 백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스타벅스가 최근 5000개 한정판으로 내놓은 럭키 백은 한나절 만에 매진됐다. 가격은 4만5000원. 여기엔 3만원대 텀블러와 무료음료 쿠폰 3~10장, 그리고 머그잔 등이 섞여 있어 최대 62% 정도 싸다. 이 밖에 스와로브스키, 레스모아, 뉴발란스, 에이치커넥트 등 유명 패션 브랜드도 올 들어 럭키 백 행사를 했다. 판매 개시 몇 시간 전부터 10~20대들이 길게 줄을 서는 것은 업체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문가의 안목 믿고 산다

상품 선택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돈만 내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도 인기다. ‘패션 멘토’로 유명한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지난 5월 ‘바이박스’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패션 아이템 중 간 교수가 엄선한 것을 모아 월 1회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4만9500원을 내면 정가로 20만원어치가 넘는 가방, 신발, 구두 등을 받아볼 수 있다.

국내 최초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인 미미박스는 월 1만6500원을 내면 매달 8만~10만원어치의 화장품을 배송해 준다. 역시 화장품 전문가들이 직접 써 보고 엄선한 것이다. 2011년 국내에 등장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올해 말이면 업체 수 100개, 시장 규모는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복불복 쇼핑’이 주목받는 이유로 쇼핑에 재미를 더했다는 점을 꼽는다. 양재호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장년보다 감성적 요소와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층에 잘 먹혀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어딜 가든 수많은 상품이 쏟아지는 ‘공급 과잉의 시대’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간호섭 교수는 “쇼핑도 일종의 노동이라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상품 선택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소비자는 저의 취향을 믿고 상자만 구매하는 형태의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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