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재무부 선후배 사이… 경영능력 첫 시험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58)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54)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둘 다 행정고시 출신(각각 20회와 24회)이다. 잘 나가는 엘리트 재무관료였다. 예상을 깨고 금융지주사 회장으로 선임돼 관치금융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온화하되 줏대가 있으며, 합리적이되 꼼꼼한 점도 닮았다. 이 두 사람이 마침내 시험대에 올랐다. 매물로 나온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공통의 과제 ‘비은행 부문 강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은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대내외에 자신의 경영 능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시험대다. 두 금융지주 모두 은행 쏠림 현상이 심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가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KB지주와 농협금융 모두 자산 기준으로 은행이 전체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 정도에 이른다.
금융계는 물론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이 KB지주와 농협금융의 2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 주체인 우리금융지주가 16일 공고한 것처럼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려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 등 3곳도 함께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4곳을 한꺼번에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은 금융지주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둘 다 출사표를 던졌다. 임영록 회장은 지난 14일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의 M&A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지를 밝혔다. 임종룡 회장 역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농협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며 “농협금융이 인수하는 게 우리투자증권에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비슷한 이력, 다른 스타일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지만 내부의 지원과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비슷한 과제도 안고 있다. 임영록 회장은 KB지주 사외이사 9명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임종룡 회장은 농협중앙회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은행경영연구센터장은 “인수에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 가격’에 가져오느냐도 중요하다”며 “높은 가격을 써내는 곳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데, 내부를 설득하고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최고경영자(CEO)의 몫”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인수전에 나서는 두 임 회장의 접근법은 과거 일해온 스타일을 감안할 때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두 사람은 과거 재무부 시절 이재국 산업금융과에서 선후배 사무관으로 오랜 기간 함께 일하기도 했다. 서울대 상대와 법대가 주류였던 재무부에서 서울대 국어교육과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두 사람은 ‘비주류’로서 지금까지 선후배로 의지하며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임영록 회장은 특유의 근성과 신중한 일처리로 차관에 올랐고, 임종룡 회장은 전략적인 판단과 논리적인 설득력을 장점으로 국무총리실장까지 지냈다. 두 사람과 과거 함께 일했던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모두 비주류임에도 각자의 색깔로 재무관료로 인정받았다”며 “임영록 회장의 근성과 임종룡 회장의 정확한 판단력 가운데 어떤 것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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