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순 씨 "네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 되고파"

입력 2013-08-18 17:14   수정 2013-08-19 00:54

12번째 장애인 돕기 국토대장정 나선 개그맨 황기순 씨

2000년 필리핀 떠돌이 끝내고 귀국…휠체어 타고 80여일간 국토 대장정
14년간 모금해 휠체어 1165대 기부…첫 전달식 때 감동 잊을 수 없어



“막상 자전거에 올라타면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덥다고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 백 배 나아요. 사람들한테 기분 좋은 손가락질도 받으니까요.”

18일 오후 3시 대전 용전동 복합터미널 앞. 온도계 눈금이 섭씨 33도에 걸쳐진 불볕더위에 한 무리의 자전거가 도착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출발한 개그맨 황기순 씨(50) 일행이다. 수원역, 평택 안중읍, 천안 병천읍, 청주 철당간을 거쳐 5일 만에 대전에 도착했다.

2000년부터 올해로 12번째 ‘사랑더하기 국토대장정’ 모금행사를 벌이고 있는 황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자전거에 올랐다. 사랑더하기 국토대장정은 황씨가 동료 연예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자선공연을 펼치고 거리모금을 하는 행사다.

첫 행사는 13년 전 필리핀에서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해였다. 재기는커녕 생사를 고민하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속죄의 심정으로 무려 80여일간 휠체어를 타고 국토 종단을 했다.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애초의 의도는 이미지 쇄신이었지요. 그런데 3개월이나 휠체어를 타는 고생을 했는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모금 행사를 다시 하고 싶은 맘이 싹 사라지더군요. 뭐,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던 거겠죠.”

하지만 황씨의 상처입은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금한 돈으로 휠체어(52대)를 구입, 광주장애인협회에 전달하러 간 자리였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감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제 인생에 그런 느낌, 감동은 처음이었지요. 그날 이후 생각을 고쳐먹은 것은 물론, 이 일을 멈출 수가 없더군요. 오로지 모금을 많이 해서 휠체어를 많이 사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황씨가 2000년부터 국토대장정을 통해 모금한 금액은 2억6700만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휠체어 1165대를 기증했다. 2005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10년이 넘은 꾸준한 봉사활동을 보고 주변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올해 행사에는 개그맨 정준하·이홍렬 씨, 가수 박상민·박상철 씨 등 동료 연예인들이 재능기부를 약속했다.

뙤약볕 아래 5일 동안 190㎞를 쉬지 않고 달려온 황씨. 숨돌릴 틈도 없이 자선공연 무대를 준비하며 자신이 이 행사를 멈출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를 밝혔다.

“제 아들이 이제 45개월입니다. 요즘 부쩍 재롱이 늘고, 의사 표현도 잘 하더군요. 그런 아들을 보면서 두려운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철없던 과거사야 모두 기사로 기록돼 지울 수가 없잖아요. 아들놈이 커서 아빠와 관련된 기사를 다 볼 테고요. 좋은 일을 오랫동안 해온 아빠, 그 약속을 지켜낸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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