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여자친구)이 알면 차이는 재형저축’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혹시 정책당국자나 세제개편·중산층 증세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주역들이 처음 듣는다면 크게 반성하시길….
과장된 얘기일지 모르지만 요즘 맞선이나 소개팅 자리에선 재형저축에 가입했다는 말이 금기가 됐다고 한다. 재형저축에 들었다고 하면 연봉 5000만원이 안되는 걸 고백하 는 꼴이고, 여친에게 차이지 않으려면 적당히 둘러대야 한다니 씁쓸한 노릇이다.
근로자 재형저축은 1970~80년대 성장의 시대에 재테크 필수 상품이었다. 산업 전사들은 한 푼 두 푼 넣어 내 집을 장만했고, 국가 경제엔 종잣돈으로 쓰였다. 연 14~16.5%의 고금리와 저축금액의 15%까지 세액 공제를 해준 재형저축은 결국 정부 재원 부족을 이유로 1995년 폐지됐다.
세제개편발(發) 투자급랭 조짐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신재형저축’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부활시킨 건 서민의 재산 형성과 노후 대비를 돕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저금리 시대에 연 4%대 중반의 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주니 서민들에게 딱 맞는 재테크 수단이다.
그런데 ‘재형저축 괴담’ 탓인지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재형저축 계좌 수는 7월 말 182만7200개로 6월 말 182만8500개보다 줄었다. 출시 초반 열풍은 사라졌고, 해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소 7년을 넣어야 우대금리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젊은 층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축성 예금의 소득공제를 줄이려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세제개편이 몰고 올 ‘투자급랭’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저축성 금융 상품에 대한 소득 공제가 줄면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봉급 생활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복지재원 마련이 시급한데 소득공제 금융상품을 늘릴 수 없다는 ‘대세’에 밀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장기세제혜택 펀드 도입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 처리 가능성도 더 낮아졌다.
증권업계도 '거래절벽'의 재앙
이미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루 평균 거래액이 4조원 미만인 날이 6월에는 19거래일 중 9일이었는데, 7월에는 23거래일 중 3일을 뺀 20일로 늘었다. 1분기(4~6월) 영업 이익이 반토막 난 증권사들은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늙어가는 주식시장도 문제다. 개인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48.6세로 1년 전보다 1.2세 높아졌다. 2000년 42세와 비교하면 6세 이상 많다. 젊은 층이 주식에 투자할 돈이 없는지, 미국이나 중국에 휘둘리는 주식에 염증을 느끼고 떠난 건지 여러 해석이 있다. 한 증권회사 최고경영자는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중산층이 무너졌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연봉 3450만원 이상 월급쟁이를 중산층으로 잡고 대선 복지공약을 모두 지키기 위해 세금을 더 거두려던 정부와 청와대 구상은 거센 역풍 앞에서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수십억원의 재산을 등록한 고위 공직자들이 월 1만~2만원씩 더 내는 게 ‘고통’이라는 걸 알 리 없다. 치솟는 전셋값과 교육비, 가계빚 대책에는 무능할 대로 무능한 정부는 3450만원을 5500만원으로 높이는 ‘복지 증세’ 기준을 다시 내놨다. 정부가 들었다 놨다 하는 ‘덕분’에 복지 증세의 면제 대상이 된 월급쟁이들은 이번엔 여친에게 제대로 차일지 모를 일이다.
유근석 증권부장 y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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