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19일 이병기 주일대사와 만찬을 겸해 가진 회동에서 'G20 회의를 포함해 가을에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
9∼10월 중에는 G20 정상회의 외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 7∼8일·인도네시아 발리), 아세안+3 정상회의(10월9∼10일·브루나이)가 열린다.
일본 측은 가급적 가장 가까운 일정인 G20 회의 때 회담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본국에 일본의 생각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와 기시다 외무상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몰자 추도식 발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해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박 대통령이 대일관계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평가했고 이 대사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하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몰자 추도식때 아시아 각국에 손해와 고통을 준 사실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인식을 전했다.
이 대사는 또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 등에 담긴 일본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 자리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사무차관,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외무성의 핵심 당국자들이 배석했다.
이번 회동은 한일관계의 중대 고비로 여겨졌던 광복절 이후 첫 한·일 당국간 협의로, 한·일관계 개선의 탐색전 성격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동에 이어 이하라 국장이 이르면 이번 주중 한국을 방문, 외교부 당국자들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서 G20 회의 등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동의 성사 여부가 곧 드러날 전망이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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