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관계자를 통정매매 혐의로 고발
피씨디렉트 '근거없다.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 검토중'
이 기사는 08월14일(05: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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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피씨디렉트가 1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한 것에 대해 스틸투자자문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정관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스틸투자자문은 또 피씨디렉트의 회사 관계자 김모씨를 통정매매 혐의로 고발하는 등 양측간 공방이 전면전으로 가는 분위기다. 스틸투자자문은 피씨디렉트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14일 스틸투자자문은 “피씨디렉트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키로 한 유상증자 대금 20억원은 지난해 정규직원 47명에게 지급한 급여 16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직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납득하기 힘든 유상증자”라고 주장했다. 피씨디렉트는 지난달 15일 시가보다 크게 낮은 주당 3775원에 270만주 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총 발행주식(385만 8000주)의 70%에 해당하며, 현 자본금(19억2900만원)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스틸투자자문은 “피씨디렉트는 올 1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의 6배에 달하는 127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는데다 최근 5년동안 단 한번도 유상증자를 실시한 적이 없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한 부당한 신주발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법 424조는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부당한 목적)으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는 신주발행금지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구체적으로 △회사 임원 혹은 특정 우호세력에게 과도하게 많은 주식을 배정하거나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주당 발행가액을 책정할 경우 △현물출자를 하며 과대평가를 하는 경우 △신주배정기일을 멀리잡아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리사주조합을 동원해 유상증자를 하면서 회사 자금을 지원할 경우 배임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만약 유상증자가 실권 없이 성공할 경우 피씨디렉트 서대식 대표는 현 보유지분 106만2000주(27.53%)에 우리사주에 배정되는 54만주(8.23%)의 우호지분을 최소한 확보할 수 있어 35.76%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총 주식의 1/3 이상이 되기 때문에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경영진 교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유상증자는 경영권 방어 목적이 명백하다는 것이 스틸투자자문의 입장이다. 스틸투자자문은 또 피씨디렉트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정황이 보인다며 김모 피씨디렉트 관리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피씨디렉트 관계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상증자로 신규사업 추진이 목적이며 적법성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며 “유상증자로 우리사주 지분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이미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주식(총 주식 1/3 이상)은 확보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부장은 적대적 M&A 방어 등 목적에 따라 유수 로펌에서 소개받아 전문성을 검토해 채용한 인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회사 업무를 스틸투자자문 측이 방해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 등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권용일 스틸투자자문 대표는 “10년간 바뀌지 않는 감사 교체, 임원진의 고액 급여 현실화, 부당한 정관 개정, 거래 활성화를 위한 무상증자 등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씨디렉트는 지난 4월 스틸투자자문의 지분매입을 통한 적대적 M&A기대감이 불거진 후 한때 주가가 1만원까지 폭등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4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스틸투자자문은 특별관계인 21명과 함께 보유지분을 기존보다 0.84%포인트 끌어올린 41.14%(158만6981주)를 확보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스틸투자자문과 사실상 같은 회사인 KYI유한책임회사는 의결권 공동행사약정을 철회했다. 회사측은 "의결권 위임을 받지 못하고 공동행사약정만을 맺을 수 있는 스틸투자자문과 달리 유한회사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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