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생산성 하락에 일자리 해외로 뺏겨
현대차 노조 26일에도 파업
현대다이모스의 미국 진출로 현대·기아차 계열사와 협력업체의 해외 투자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주정부가 현대·기아차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국내에선 노사 갈등과 생산성 하락으로 생산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조지아주가 마련한 현대차 3공장 투자 유치안에는 다이모스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수송하는 도로와 철도 건설 등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대책이 포함됐다. 이 밖에 고용 창출에 따른 세금 감면, 무상 직업교육 등을 제시하며 구애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동차 시트 공장 건립을 시작으로 북미 제3공장 건설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며 “국내 노조 파업이 만성화되면서 해외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증설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투자를 늘리기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지난달에는 90명 규모의 해외공장지원실을 신설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을 지원할 전담 조직으로 해외 공장의 생산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차량 및 부품의 품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현대파워텍 대표이사였던 임영득 부사장이 수장을 맡아 해외 공장 설립 전부터 투자 전반을 책임진다.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중국 베이징 3공장 모듈 공장을 30만대에서 45만대 규모로 증설하고 내년에는 30만대의 장쑤3공장 모듈공장을 추가로 준공한다. 인도 에어백 생산 공장도 검토 중이다.
현대위아는 인도 공장과 중국 공장 엔진 생산 시설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파워텍은 중국 변속기 2공장 건립 등 설비 확장을 검토 중이며 만도는 이달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700억원을 투자해 20만대 규모의 ABS 등 전자제어장치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 내년 초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부품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도 미국 현지 생산공장 건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2015년까지 45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 공장에 500만본 규모를 3차로 증설하고 중국 충칭 공장도 생산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앨라배마주의 현대차 북미공장과 조지아주의 기아차 북미공장 주변에는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현지 공장을 포함해 협력부품업체 약 30개가 진출해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해외 생산 비중은 현대차가 61.5%, 기아차는 43.4%에 이른다.
2003년 말 기준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12.5%, 기아차는 5.7%였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맞물려 생산해야 하는 국내 부품업체들은 파업으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현지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노사 갈등을 해결하지 않는 한 부품업체까지 국내 일감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22일 본협상을 재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월급제 도입과 정년 연장을 위해서는 근로자 1인당 노동량 평가 측정과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지만 이런 사측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는 23일에 이어 26일에도 하루 8시간씩 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또 임단협 협상이 끝날 때까지 주말 특근과 평일 잔업 1시간 등을 거부하기로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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