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와 밤에도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5호가 우주에 안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2일 밤 러시아 남부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된 아리랑 5호가 우주궤도에 안착해 태양전지판과 안테나를 정상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아리랑 5호는 22일 옛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한 3단형 드네프르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발사 5시간56분50초 만인 23일 오전 5시35분께 대전의 항우연 위성정보연구센터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2005년 6월부터 사업비 2381억원을 들여 개발한 아리랑 5호는 국내 최초로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해 악천후와 야간에도 고해상도로 지구를 정밀 관측할 수 있다. 영상 레이더는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으로 쏜 뒤 반사되는 신호의 시간차 등을 측정해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고해상도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지난 2월 북한 핵실험 당시 광학카메라를 사용하는 아리랑 2호와 3호가 궂은 날씨 때문에 핵실험장을 촬영하는 데 실패했지만 5호는 이 같은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고해상도(해상도 1m), 표준(해상도 3m), 광역(해상도 20m) 등 세 가지 촬영 모드를 지원한다.
아리랑 5호는 6개월간 위성 기능 시험 기간을 거친 뒤 고도 550㎞ 상공에서 지구를 하루 15바퀴씩 돌며 공공안전, 재난재해 감시, 국토·자원 관리, 환경 감시 등의 임무를 한다. 예상 임무 기간은 5년이다.
아리랑 5호가 우주에 안착하면서 24시간 다양한 영상으로 한반도를 살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오전 아리랑 2호, 오후 아리랑 3호, 해 뜨기 전, 해 진 후 한반도를 지나가는 아리랑 5호 등을 연계해 전천후 관측을 할 수 있게 된 것. 정부는 내년 중 야간에 지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위성인 아리랑 3A호도 발사할 예정이다.
아리랑 5호 개발사업에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두원중공업, 한화, 엠앤엠링스, 쎄트렉아이 등 국내 민간업체들도 참여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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