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정부 과제는 첫째도 경제, 둘째 셋째도 경제다

입력 2013-08-23 17:48   수정 2013-08-24 05:25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공과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지만 북한을 포함한 외교안보 쪽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대북정책은 핵 협박에 맞서 원칙을 지키면서 일관성을 잘 유지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본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대북정책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던 것도 그래서다. 일본 아베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가 숙제로 남아 있지만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도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다.

국내 부문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박 대통령은 인사파동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등으로 가장 중요한 정권 출범기에 국정 드라이브를 제대로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5일 하반기 국정을 다잡기 위해 청와대 비서진을 대개편했으나 아직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공공기관장 인사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역시 가장 큰 쟁점은 경제다. 일련의 경제민주화법 만들기 광풍이 몰아쳤을 뿐 투자를 어떻게 살릴지 명확한 비전도 없다. 고용률 70%라는 국정 목표도 요원하기만 하다.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92%)”고 지적하고 있지만 세제개편은 증세논란만 야기했지, 복지와 증세 문제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이렇게 내년에도 3% 밑의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만 무성하다. 오피니언 리더 등 전문가 그룹은 현오석 경제팀의 팀워크 및 경기대응 능력 모두에 51점밖에 주지 않았다. 낙제점이다. 포퓰리즘에 휘둘린 채 방향도, 중심도 못 잡기는 새누리당 역시 마찬가지다. 거리로 뛰쳐나간 민주당 탓만 할 때가 아닌 것이다.

대통령이 집중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다. 지금 성장기반을 더 흩뜨려버리면 중장기 국가발전은 완전 끝이다. 그런데도 근본적인 변화조짐이 안 보인다. 아직도 소위 경제민주화법이 남아 있다. 정부 자체가 경제살리기 국정운용 기조로 똘똘 뭉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법무부의 상법개정안 같은 역주행이 벌어지고 수도권 규제완화는 요원하다. 정부가 신뢰 프로세스를 세워야 할 최우선 분야는 경제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오는 28일 10대그룹 회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주목된다. 경제살리기가 최우선이라면 그런 의지를 분명히 하고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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