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구하기가 하도 어려워 이참에 집을 장만할 생각입니다. 내부 설계도 잘 나왔고 만족스러워요.”(서울 왕십리2동 김애경 씨)
23일 서울역 부근 갈월동에 마련된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 모델하우스에는 예비청약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도 명함을 돌리는 등 가을 분양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기를 데려온 엄마, 60대 노부부, 점심 때 잠시 들린 직장인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모델하우스를 찾고 있어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국 11곳 모델하우스 개장
이날 텐즈힐을 비롯해 ‘래미안 부천 중동’, 수원 ‘아이파크시티 3차’ ‘광주혁신도시 우미린’, 전주 중화산동 ‘영무예다음’ 등 전국 11곳에서 모델하우스가 열렸다. 이들 단지는 청약, 당첨자 발표, 계약 등 청약 일정을 추석 전 마무리하기 위해 이날 일제히 모델하우스를 개장했다.
건설사들의 자체 집계 결과 수도권 주요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 5000명 안팎의 인파가 몰렸다. ‘수원 아이파크시티3차’의 경우 오전 내내 모델하우스 앞에 내방객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강승구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오전에 비가 내려 방문객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전세난이 심각하다보니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와 광주 등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지만 모델하우스 방문자가 줄을 이었다. 오한성 영무건설 부장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관람객들이 몰려와 내부 유닛을 살피고 주변 시세와 분양가, 무상 공급 품목 등을 꼼꼼히 따져봤다”고 전했다.
텐즈힐 모델하우스 앞에서는 일부 중개업자들이 내방객에게 청약통장이 당첨될 경우에 전매할 것을 권하고 있었다. 중개업자 K씨는 “왕십리뉴타운 1구역 분양가(3.3㎡당 1780만원)는 2011년 말 공급된 2구역(1920만원)보다 싸게 책정됐다”며 “전용 59㎡ 기준으로 1500만~2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수요자들의 상담 이어져
건설사와 분양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 내방객 수와 상담 건수 등에 고무된 모습이다. 수도권 주요 모델하우스에는 일부 내방객이 청약통장을 보여주며 상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개별 상담 시간도 이전보다 배 이상 긴 30분을 훌쩍 넘어서기 일쑤였다. 조망권의 가치를 물어보거나 아이방 구조와 기존 가구를 옮길 공간을 따져보는 등 상담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팀 부장은 “일반적으로 금요일 개장 첫날에는 업계 관계자 등 내방객이 제한적인데 이번에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찾아왔다”며 “전세금과 대출 여력 등 상담 내용도 청약에 필요한 것들이어서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기국회에 계류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이 실제로 통과될지 미지수여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텐즈힐을 찾은 한 내방객은 “전세난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내 집을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결정될지 몰라 조금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동현/김진수/김보형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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