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2시29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1만6000 원(5.26%) 뛴 32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0만 원대 주가를 회복한 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다.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상위 창구에 올라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3분기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2분기 실적을 발표, 4개분기 연속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못 미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달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30만원선 회복을 타진하는 등 반등을 시도하고 나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해 금을 위시한 귀금속 가격 반등이 투자심리 개선 촉매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고려아연이 아연과 연 제련과정에서 금과 은 등 부산물을 추출하고 있어 귀금속 가격이 회사 실적에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금과 은의 매출비중은 각각 8.5%, 36%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귀금속 가격은 3주째 강세를 이어갔다. 이에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5달러(1.8%) 오른 1395.80달러에 장을 마쳤다.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것.
중국·유럽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주택지표 부진에 따른 미 양적완화(QE3) 축소 우려가 완화되며 금 가격이 올랐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금 가격 상승의 연속성에 의구심이 남아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귀금속 가격이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가격 수준은 낮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3분기 실적이 그다지 호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일별 금 가격 흐름에 주가가 연동되고 있지만 장기 관점에서 미 출구전략은 원자재 가격에 부담요인임이 틀림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 관점에서 증설 모멘텀이 남아있지만 기회비용과 리스크 요인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양적완화 축소를 고려하면 금 가격이 중장기 강세 사이클을 보이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추이 등에 비춰 금 가격과 고려아연 주가의 하단에 대해서는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32% 감소한 1조2014억 원,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경우 7.53% 늘어난 1528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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