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逆혁신' 특명 "뒤집어봐라"

입력 2013-08-26 18:06   수정 2013-08-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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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혁신' 특명…"신흥국을 혁신 지렛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뒤집어 생각하기’를 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생각의 방법을 바꿔 새로운 고객을 만들고, 불황에 오히려 성장 기틀을 다지자는 것.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선 기존 사고의 틀을 버리는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3 롯데마케팅 포럼’에 참석해 “지금 고객이 아닌 사람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기존 관념을 뒤집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역혁신은 제이 고빈다라잔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의 저서 ‘리버스 이노베이션’에서 따온 것이다. 신 회장의 특별초청으로 이날 강연에 나선 고빈다라잔 교수는 “품질이 선진국에서 팔던 제품의 70% 수준인 제품을 70%의 가격에 파는 전략으로는 신흥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50% 수준의 제품을 5%의 가격에 파는 정도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혁신은 신흥국을 신상품 개발과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는 전략을 말한다. 선진국에서 팔던 상품을 변형해 신흥국으로 가져가는 일반적인 글로벌 전략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기존 전략으로는 신흥국 상류층밖에 공략할 수 없지만 신흥국에 맞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면 더 큰 시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고빈다라잔 교수의 메시지다.

신 회장은 한국어판이 출간되기 전인 지난 1월 ‘리버스 이노베이션’을 읽고 감명을 받아 전 계열사 팀장급 이상 직원 2000여명에게 책을 선물했다. 신 회장은 “신흥국을 단순한 소비시장이나 생산기지로 보지 않고 세계 경제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혁신의 지렛대로 보는 관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했다. 롯데는 올 들어 롯데백화점이 중국 웨이하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새 점포를 열고 롯데마트가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점포를 운영하는 등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수 마케팅 사례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롯데 마케팅 대상은 상반기 리노베이션을 마친 후 우수한 영업실적을 올린 롯데호텔 제주가 받았다. 롯데카드, 롯데마트, 롯데제과 등 5개사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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