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과 달리 '진짜 친한 사람'끼리만 관계를 제한하고, 깊은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친구를 최대 50명으로 제한하는 SNS '데이비(Daybe)'를 출시, 승부수를 띄웠다. '데이비'는 출시 첫 날인 전날에만 2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며 인기 돌풍을 예고했다.
'데이비'는 네트워크를 50명으로 한정해 기존 SNS와 차별점을 뒀다. 원하지 않는 인맥까지 친구로 연결돼 콘텐츠를 공유할 때 느끼게 하는 부담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슬림형 SNS'다.
해외에서는 이미 기존 SNS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이크로 SNS'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쓰(Path)는 친구 150명과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으며, 패밀리리프(FamilyLeaf)는 가족들의 의사 소통을 타깃으로 했다. 가족 중 한 명이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면서 특징인을 그들의 SNS에 포함시킬지 말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페어(Pair)'는 '단 한 사람을 위한 SNS'를 외치며 단 1명의 친구만을 두게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출시한 '밴드'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자신이 초대한 사람만 가입해서 내용을 볼 수 있는 '밴드'는 출시 1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이달 초에는 1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는 이용자가 선택할 수 없는 SNS 인맥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피로도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컴즈가 최근 1개 이상의 SNS를 사용하는 이용자 1037명을 대상으로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10명 중 8~9명은 원치않는 관계와 과잉 정보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 사생활과 솔직한 글이 노출될까 걱정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51.8%로 가장 많았고, '친하지 않은 사람의 친구 신청'(39.1%), '빈번하게 쓰는 특정인 몇 명에 의한 글 도배'(38%),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내가 친구로 추천되는 것'(36,9%) 등 응답 비율도 높았다.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 학부 교수는 "무분별한 네트워크 연결과 정보 과부하로 SNS 피로감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내가 중심이 되어 인맥과 정보를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방향으로 SNS의 새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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