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10대 그룹총수 오찬 모두발언 전문

입력 2013-08-28 14:11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청와대로 국내 민간 10대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김창근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 회장, 홍기준 한화 부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GS 회장(전경련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이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허심탄회한 시간을 가지고자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주고 계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도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새 정부가 출범할 당시에 우리 경제 상황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성장률이 7분기 연속 0%대에 머물러 있었고 경제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초에 30대 그룹이 14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12만8천 명의 신규 채용계획을 발표한 것이 경기부양 노력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창조경제 구현에도 앞장서 주시고 일감 나누기와 동반성장 노력을 통해서 경제 민주화에도 협조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정부도 추경을 비롯해서 경기활력 회복을 위해 정책을 펼친 결과 최근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해서 30만 명 이상 늘어났고 2분기 성장률도 9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조금씩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를 비롯해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투자확대인데 요즘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때마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또 경제를 새롭게 일으키는 동력이 되어왔습니다.

중화학 공업과 전자산업, 자동차산업과 IT산업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각 기업에서 적극적이고 선도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기업인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제도를 만들어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규제 전반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꾸는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불합리한 규제가 새로 도입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경제민주화 입법 과정에서 많은 고심이 있으신 것으로 압니다.

경제민주화도 결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고 모든 경제주체가 노력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문제는 정부가 신중히 검토해서 많은 의견을 청취하여 추진할 것입니다.

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은 같이 가야 할 기업 경영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국내외에서의 노력으로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외국 자본을 빌려쓰던 나라가 이제는 다른 나라에 원조를 하고 우리 기업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데 대한 자부심은 국민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성공 뒤에는 각 기업 임직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들의 노력도 한 축을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여기 계신 회장님들께서는 그러한 노력을 이제 나라와 국민의 어려움을 풀 수 있는데 힘을 합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해서 경기가 살아나는 방향으로 논의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새 정부는 지금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화와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기업들과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지금 세계 시장과 기업들은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때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21세기 글로벌 경쟁에 맞서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신아이디어, 신산업을 육성해 나가서 일자리 창출과 벤처 창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분야별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 회장단 여러분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 길을 가는데 어려움이나 해결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도와드릴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국민들의 아이디어와 상상력, 열정이 사업화로 연결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영국의 밀레니엄 돔이 어린 아이의 미술그림에서 착안해 설계한 것처럼 우리 국민들 각자가 갖고 있는 창조성과 숨겨진 기술은 아주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갖추는 데 노력하고 신아이디어와 신기술이 있지만 사업자금 설명회를 가질 수 없는 어려운 환경과 또 제도권 밖에 있는 분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드리고자 창조경제 사이트를 구축해서 그분들의 창조성을 모두 받을 것입니다.

창조경제 사이트는 이른 시일 내에 오픈할 예정인데, 우리 대기업들이 사업을 하고 있는 분야별로 적극 참여해서 새 아이디어들이 경쟁력 있는 신기술이 되고 신사업이 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자문과 멘토 역할을 해주시고 필요에 따라서는 벤처 기업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창조경제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술과 모든 아이디어는 보고받도록 할 것입니다.

앞으로 국민들이 기업과 함께 도전정신으로 나서고 개인과 국가가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기업들도 가진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신(新)3, 다시 말해서 신아이디어, 신기술, 신산업의 창조경제 사이트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도록 정부도 적극 돕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구현, 동반성장 실현을 위한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이것을 통해 함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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