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남자의 수영복…프랑스 '빌레브레퀸'

입력 2013-08-30 17:31   수정 2013-08-31 05:08

임현우 기자의 '그 남자의 명품'


“유럽 부자들과 러시아 신흥재벌들이 자주 가는 휴양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광욕을 즐기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빌레브레퀸(Vilebrequin)’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실린 ‘빌레브레퀸은 어떻게 시장을 장악했나’라는 기사입니다. 좀처럼 공략하기 힘들다는 고액순자산보유자(HNWI), 즉 ‘슈퍼 리치’ 남성들을 성공적으로 끌어들인 프랑스 비치웨어 브랜드 빌레브레퀸의 성공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 한장에 200달러

빌레브레퀸은 패션을 안다는 남자들 사이에서 ‘남성 비치웨어의 로망’으로 통합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무늬가 강점으로 꼽히죠. 트렁크 수영복 한 장 가격이 최소 200달러(약 22만원)에서 시작하고, 24K 금을 수놓아 한정판으로 만든 ‘금거북이’ 수영복은 8000달러(약 890만원) 가격표가 붙은 고가 브랜드입니다.

빌레브레퀸은 아빠와 아들이 함께 입는 수영복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도 유명합니다. 아예 ‘아빠와 아들(Father&Son)’이라는 제품 라인을 따로 두고 있는데, 똑같은 디자인을 성인용과 유아용으로 만든 겁니다. 이 브랜드 광고에는 어린 아들과 아버지가 똑같은 모양의 수영복을 입고 있는 사진도 자주 등장하죠.

영국 해러즈백화점의 제이슨 브로드릭은 빌레브레퀸을 찾는 소비자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유럽 각지의 핫 스폿을 자주 여행하고, 어떤 옷을 사든 스타일과 럭셔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휴양지 옷차림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원색에 화려한 꽃무늬 … 갤러리아명품관 입점

이 수영복, 국내에서도 팝니다. 올여름 갤러리아명품관은 프랑스에서 빌레브레퀸 수영복을 들여와 남성 편집매장 ‘지스트리트 494 옴므’에 내놨는데 준비한 물량이 거의 다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빌레브레퀸은 얌전한 민무늬에서 ‘블링블링’ 눈부신 원색 꽃무늬, 호랑이가 ‘어흥’ 하며 튀어나올 듯한 사파리 무늬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폭이 넓습니다. 윗옷을 벗고 이것만 입어도 멋있고, 캐주얼한 셔츠를 함께 걸쳐 입어도 멋있습니다.

1971년 프랑스 생트로페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1년 매출이 6000만달러를 넘어섰고, 지난해 10% 이상 더 성장했다고 합니다. 빌레브레퀸이 남성 명품 수영복 시장을 독차지하자 영국 ‘올레바 브라운(Orlebar Brown)’ 같은 경쟁자들도 따라붙고 있습니다. 올레바 브라운은 한 벌에 200~350달러인 맞춤 수영복을 인터넷으로 파는데, 최근 사모펀드에서 1240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습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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