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근처 비즈니스호텔 허가

입력 2013-09-01 17:04   수정 2013-09-02 01:37

초등학교에서 직선거리로 80여m 떨어진 곳에 비즈니스호텔을 세울 수 없도록 한 교육당국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교육청의 호텔 신축 허가 기준이 모호한 탓에 개발사업에 차질을 빚어왔던 업계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경란)는 김모씨가 서울남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호텔을 짓지 못하도록 한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김씨는 2011년 서울 당산동 한 초등학교에서 직선거리로 81m 떨어진 곳에 오피스텔 용도 16층 건물을 짓기로 하고 허가받은 뒤 용도를 호텔업으로 변경하려고 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이를 허락하지 않자 김씨는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현행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초·중·고교 반경 50m 이내는 ‘절대적 정화구역’으로 지정돼 호텔을 지을 수 없다. 반경 50~200m에서는 허가 여부가 해당 교육청의 재량 사항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육청의 호텔 허가 기준이 모호해 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무산되는 사례가 많았다.

재판부는 “비즈니스호텔로 설계된 이 사건 건물은 유흥업소가 없고 규모가 크지 않으며 소음을 유발할 우려도 없어 학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김씨 손을 들어줬다.

이어 “이 건물 인근은 초등학교 주 통학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주변에 이미 오피스텔과 사무실 등이 많이 들어서 있다”며 “오피스텔로 신축하든 호텔로 사용하든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병훈/이현일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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