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전산망 구축사업, KSP 컨설팅 맡았던 지적공사 수주 유력
정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아시아·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국가개발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일 “정부가 KSP(개발경험 공유) 사업을 통해 관여하고 있는 개도국 경제개발계획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경련과 민관 협의채널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KSP(knowledge sharing program) 사업은 단기간에 고도 성장을 달성한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사업으로 2004년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처음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39개국에 걸쳐 460개 정책 과제를 수행하면서 KSP 사업이 성공적인 국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앞으로는 이를 개도국과의 경제협력 사업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전략이다.
정부 관계자는 “KSP 사업을 통해 개도국에 경제개발 모델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로나 항만,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산업단지 설립, 금융 시스템 구축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접목시키면 양국 모두 윈윈(win-win)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2011년 한국전력은 중남미의 도미니카공화국이 발주한 4630만달러 규모의 배전망 개선 사업을 수주했는데, 2009년 KSP 정책 자문 사업으로 전력 인프라 개선 방안을 컨설팅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SDS도 2011년 온두라스에 KSP 사업의 일환인 ICT(정보통신기술) 마스터플랜 사업을 수주, 정부 포털과 전자조달, 관세행정 시스템 구축 사업을 맡기도 했다.
이 밖에 아이티가 조만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 2700만달러 규모의 ‘토지 소유권 보장을 위한 전산망 구축 사업’에도 미주개발은행(IDB)과 공동으로 KSP 컨설팅을 맡았던 지적공사의 수주가 유력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교육 시스템 개혁을 위한 정책 자문 결과 교육방송(EBS) 설립을 위한 사업 제안서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KSP 사업을 개도국 경협사업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하고 조만간 현오석 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안건으로 상정,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개도국의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현지 정부의 고위관료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이미 전경련 국제협력팀과의 실무접촉을 가졌으며 삼성, LG 경제연구소 등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개도국의 국가개발 프로젝트 마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중이다.
정부는 특히 KSP사업과 개도국 지원을 위한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사업과 연계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해외산업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 대한 KSP사업으로 진행한 수자원관리정책 컨설팅이 다목적 댐 건설과 하수처리시설 구축 등 한국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EDCF 사업으로 연결되는 등의 방식이다.
또 개도국 고위공무원에 대한 국내 정책연수 등의 기회를 활용할 경우 국내 대기업의 현지 진출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KDI 관계자는 “올해 33개국에 걸쳐 추진중인 KSP 사업은 국가발전 전략에서부터 각종 인프라 구축, 도시개발, 산업혁신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140개 프로젝트에 달한다”며 “이를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전략과 연계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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