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스토리⑮] 女CEO 글로벌PG 도전기 "기술무시·결제장벽…이게 창조경제일까요"

입력 2013-09-03 11:45  

꿈꾸던 20대, 웹에 반한 여인의 '글로벌 스탠더드' 결제 시장 15년 도전기
액티브엑스 없는 '간편결제' 논란 중심에 선 페이게이트 박소영 대표를 만나다



끝모를 불황의 터널에서도 남다른 노력과 혁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우뚝 선 성공기업들의 숨은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발굴한 기업들의 생생한 성공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도전과 위로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편집자 주>

페이게이트(Paygate).

페이게이트는 국내 IT벤처 중에서도 1세대로 꼽힌다. 15년 전 국내 벤처 붐에 몸을 던졌던 2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곡절 많은 15년을 지나 이제 40대 중반이 됐다. 신용카드 결제, 그 중에서도 온라인 전자상거래라는 시장에서 '글로벌 PG'로 인정받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일본으로 홍콩으로 날아가 지사를 설립했다.

지금은 국내 신용카드 결제대행(PG)사 전체 해외 결제 비중의 62% 이상을 차지해 업계 1위다. 지난해 페이게이트를 통해 전세계에서 80만건을 결제했다. 이 중 신용카드 거래는 73만건, 거래 금액은 1784억원이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80%가 넘는 약 1403억원이었다. 결제 수수료 전체 매출의 70%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벌었다.

페이게이트 박소영 대표를 서울 송파구 송파동 회사에서 만났다.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를 쫓으면서 다양한 '업계 최초' 타이틀을 따냈지만 '최초'를 견제하는 경쟁자들과는 힘든 싸움도 여러번 치렀다. 15년의 우여곡절을 넘나들며 인터뷰는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시간을 거슬러 페이게이트의 출발점에 다시 서봤다.

◆ 꿈꾸던 20대, 웹에 반한 여인…일본으로 미국으로 '도전 도전'

국내 신용카드 PG 사업을 하는 이 회사는 '국내 최초' 수식어가 많다. '1999년 국내 최초 개인용 전자지불 시범서비스 실시', '2001년 전자지불업계 최초로 ISO-9001 인증 획득', ' '2005년 국내 최초 웹표준 기술기반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2008년 국내 최초 아이폰 내 신용카드 결제서비스 제공', '2012년 금감원 공인 국내 제1호 웹표준기반 신용카드 인증방법 승인' 등이 그것이다.

1998년. 스물여덟이던 박 대표는 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월드 와이드 웹(WWW)'에 가슴이 설?다. 정보가 무한한 하이퍼텍스트(hypertext)로 이어지고,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웹을 보면서 새 시대가 열렸음을 직감했다.

당시 IT보안업체에 다니던 박 대표는 1998년 페이게이트를 개인사업자로 설립했다. 웹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가 전세계적으로 폭발할거라는 직감 때문이었다. 그가 선택한 사업분야는 온라인 결제, 그 중에서 신용카드 결제였다.

신용카드 번호로만 세계 어느나라 물건을 손쉽게 사고, 또 어느 나라로든 물건을 팔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릴거라 확신했다. 20대 박 대표의 사업시장은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였다. 목표는 원화 뿐만 아니라 달러, 엔화, 위안화 등 세계 5대 기축통화를 모두 만지는 PG사였다.

그해 가진 돈을 탈탈 털어 일본 도쿄로 날아갔다. 한국보다 온라인문화가 앞선 일본 시장에 지사를 세우기 위해서였다. 설립 자본금은 일본으로 날아오기 전에 통장으로 부쳤다. 일일이 일본상업등기소를 찾아 지사 설립 일을 했다. 이는 현재 일본 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상위 회사인 GMO인터넷그룹이나 제우스(SBI액시즈)보다 앞선 것이었다. 1999년 페이게이트를 법인으로 전환한 뒤 2000년부터 일본 현지 카드사와 승인 계약을 맺었다. 다음 개척지는 미국이었다. 보스톤으로 날아가 똑같은 방법으로 지사를 세웠다.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문제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이었다. 신용카드 번호를 생소한 웹 화면에 입력하는 행위 자체에 일본인이나 미국인 모두 거부감이 컸다. 요즘이야 수 백만원짜리 물건도 인터넷으로 사는 시대지만 13년 전만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물건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건 '미친 짓'에 가까웠다는게 박 대표의 말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신용카드사와 페이게이트 결제단을 이어줄 VAN(결제승인 네트워크) 시스템이 없었다. 일본 현지에서 후지쓰 등이 판매하는 VAN시스템을 구매하려고도 해봤지만 감당할 수 없이 비쌌다.

돌파구는 자명했다. 페이게이트만의 결제 모듈 및 VAN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세계시장에 재도전하자였다. 박 대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해외 지사 설립은 참 철없고 무모했다"면서도 "그래도 그땐 당연한 도전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 PG영업 집중에서 탈피…자체 결제 기술력 개발에 몰두한 15년

현재 페이게이트 임직원 27명 중 13명은 기술개발 엔지니어들이다. 임직원 절반이 자체 기술을 개발에 몰두하기에 IT회사라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이런 '기술 중심' 문화는 지난 15년동안 이어졌다.

페이게이트가 현재 자체 개발한 기술은 ▲신용카드 결제 모듈 ▲금액 인증방식 ▲VAN ▲신용카드 사용자 데이터분석 ▲ 신용카드 부정사용자 식별 시스팀 등 다채롭다. 국내 PG사 중 자체기술 기반으로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업무를 하는 곳은 페이게이트가 유일하게 꼽힌다.

PG사는 신용카드사와 직접 가맹점 계약 체결이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신해 카드사와 대표 가맹점 계약을 맺고 카드 결제 및 지불을 대행한 뒤 수수료를 받는다. PG사가 챙기는 수수료는 보통 1% 미만이다. 1만원 결제를 대행해주면 100원도 벌기 힘들기 구조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다날, KG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등 대부분 PG사들은 대행계약 확대를 위해 영업 전쟁을 펼친다.

그러나 페이게이트는 영업 대신 개발 인력을 키웠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영업망 확대를 위해 과거 방식으로 외부 세일즈를 뛰어봤다"면서 "결과적으로는 매출은 커졌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줄고 펑크가 났다"고 말했다.

10개 이상 PG사들이 국내 과열경쟁을 펼치면서 PG사의 핵심수입인 수수료에 역마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통 PG사는 사용자가 특정 업체에서 결제한 결제액의 3% 정도를 수수료로 뗀 뒤 이 가운데 2.8%를 카드사에 준다. 0.2%의 마진을 남기는 셈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대형 결제대금 발생 업체로부터 결제대행을 따내기 위해 카드사에 줄 2.8% 수수료보다 낮게 '덤핑' 영업하고 수수료 마진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등장했다. 결제가 일어나면 오히려 PG사에는 손해가 나는 구조였다.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대형업체에서 발생한 수백억원대의 결제대금을 한달씩 예치해 이자수익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수백억 규모의 돈이 통장에 정체돼 매출은 일견 커보이지만 실속은 '속빈 강정'이었던 셈이다.

박 대표는 "결제대금이 일순간 순환하지 못하면 PG사들은 부도가 날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라면서 "이런 교훈을 통해 기술개발과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영업망 확대에 더 치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2009년 아이폰 '모바일 혁명'…모바일 결제 개발한 국내 회사는 페이게이트 뿐

2005년 페이게이트는 국내 최초로 웹 표준기술 기반으로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개발했다. 윈도, 맥, 리눅스 등 사용자 PC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결제 모듈이었다. 당시는 웹표준에 대한 국내 사용자 인식이 전무한 시절이었다. 특히 '컴퓨터는 윈도우'라는 공식이 있을만큼 한국은 윈도 세상이었다.


국내에도 생소한 웹표준 기술을 8년전부터 구현한 이유는 뭘까. "페이게이트의 사업목표는 국내보다는 언제나 글로벌 시장이었기 때문"이라는게 박 대표의 명료한 설명이다. 국내 결제만 사업한다면 윈도우 기반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해외 사용자들은 맥이나 리눅스 PC도 많이 썼다. 윈도우 기반으로만 만들면 해외사용자들에게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무용지물이었다.

페이게이트의 이같은 '글로벌 스탠더드' 감각은 2008년에도 빛났다. 2008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애플 아이팟(iPod)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개발한 것이다. 2009년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되기도 전의 일이었다. 박 대표는 2008년 당시 전세계에 '모바일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이동하면서도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세상, 페이게이트에도 새 시대가 열린 셈이었다.

모바일 결제는 데스크톱 결제보다 간단해야한다. 데스크톱 결제가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와 브라우저에 관계없이 빠르고 쉽게 구동돼야 했다. 또 공인인증서나 안심클릭 등 액티브엑스(X)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같은 고민의 결과물이 '간편 결제'였다. 아이팟에서 테스트했기 때문에 페이게이트는 2009년 아이폰 국내 첫 출시 때도 유일하게 모바일 카드 결제를 제공한 PG가 될 수 있었다.

페이게이트의 이 '간편 결제'는 2009년부터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통해 처음 서비스됐다. 당시 알라딘이 페이게이트 간편결제를 선택한 이유는 뭐였을까. 알라딘 김성동 기획마케팅팀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당시 우리도 아이폰 출시로 모바일 빅뱅이 일어날 거라 예측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PG사들에 모바일 결제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당시 이를 준비하거나 모바일 결제 개념을 이해한 곳은 페이게이트 뿐이었습니다. '간편 결제'는 페이게이트만 준비해온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4년째 페이게이트 '간편 결제'를 쓰고 있지만 박 대표님과는 단 한번 만나본 적 없습니다. 개인적 친분이 아닌 기업의 기술을 쓸 뿐입니다. "

◆ 감독규정 개정 이끌어낸 첫 PG사…'규제개혁' 국무총리 유공 표창

'간편결제'는 당장 빛을 보지 못했다. 국내 신용카드사에 간편결제 사용을 권유했지만 "금융당국이 공식승인한 인증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쓸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더 큰 문제는 법 제도에 있었다. 새로운 기술로 당국 인증 승인을 받으려해도 페이게이트는 승인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정부 인정한 은행, 카드,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만이 새 인증수단 신청 권한이 있었다. 페이게이트는 전자금융업체라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페이게이트는 2006년부터 3년동안 공인인증서가 액티브엑스 방식으로만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것은 전자서명법 위반이라는 취지로 공인인증기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인 업체다.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법 규제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배웠다.

페이게이트는 2009년부터 국무총리실 및 기업호민관실 등을 통해 금융기관이 아니더라도 공식 인증을 신청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청원했다.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만들고, 해외 사례 등을 찾아 당국을 설득했다.

페이게이트는 결국 법을 바꿨다. 2010년 7월 금융위원회는 공인인증서 사용규제 개선을 골자로 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온라인 중소쇼핑몰 이용 증가 등 최근 전자금융거래 환경변화에 발맞춰 공인인증서 외의 인증방법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규제를 개선, 다양한 인증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금융기관 외 전자금융업체도 신기술 인증방식에 대해 공인을 요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페이게이트는 이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지난해 7월 25일 김황식 전 국무총리로부터 '규제개혁 유공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정부가 매년 규제개혁에 공로가 큰 민간전문가와 공무원에게 주는 상으로 의미가 크다. 사회환경 변화와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의지가 담긴 상이기도 했다.

◆ 4년을 매달린 AA결제…금감원 공인 국내 1호 웹표준 신용카드 인증

규제개혁 차원으로 법이 바뀌자 비로소 인증방법평가위원회(현 금융감독원 산하) 2010년 처음 구성됐다. 페이게이트는 이 평가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자사의 금액인증 방식인 'AA결제' 방식을 안전한 인증수단으로 공식 승인받았다. 웹 표준 기반으로 금감원이 공인한 국내 제1호 신용카드 승인방식이었다.

박 대표는 당시 AA결제 방식을 승인받는 과정을 떠올리며 "법 규정이 바꼈지만 승인에만 10개월이라는 시간과 인력,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2011년 10월 26일, 평가요청서 접수를 시작으로 이듬해 4월 20일까지 평가위원회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보안요구 조건을 충족시켰다.

그러나 다음달 돌아온 인증평가위원회 결과는 '보류'였다. 인증 보안성 요건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페이게이트는 6월부터 다시 평가위원회 보완요청사항을 준비했고 추가 평가를 통해 8월 31일 비로소 '통과' 통보를 받았다.

2009년 공인인증 관련 감독규정 개정 청원을 시작으로, 법 개정, 평가위원회 설치, AA결제방식 인증 최종 통과까지 무려 4년이란 시간을 쏟아부은 뒤 얻은 결과였다. 몸고생에 마음고생까지 심했던 페이게이트 임직원들이 비로소 웃는 순간이었다. 그때는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줄로만 알았다.

◆ 소비자 진 빼는 신용카드 결제 장벽, 신기술 무시..이게 창조경제일까요?

페이게이트는 요즘 '간편결제'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다. 공방의 발단은 7월 초 알라딘의 '프로파일' 방식 간편결제에 대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결제를 중단하면서 촉발됐다. 카드사는 페이게이트가 자신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계약에 없던 프로파일 방식을 도입했다고 계약을 해지했다. 페이게이트가 개발한 '프로파일' 방식은 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PG사가 저장한 뒤 본인 여부를 묻는 절차 없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게 한다.

카드사는 이어 프로파일 방식은 금감원 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보안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페이게이트도 이같은 카드사 지적은 수용했다. 요구대로 결제 보안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가상키패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페이게이트 서버에 고객 신용카드의 유효기간 등을 저장하지 않도록 방식을 바꿨다.

문제는 그 다음에 불거졌다. 카드사들이 이미 금감원에서 공인받아 4년째 써오고 있는 'AA결제' 간편결제마저 지원을 중단하면서다. 현대, 삼성, KB, BC, 씨티, 신한, 롯데 등 국내 대부분의 카드사가 연이어 페이게이트에 사용 중단을 통보했다. 카드사 이탈로 AA결제는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알라딘 역시 간편결제를 현재 중단했다. <참고기사: <a target="_blank" title="신용카드사-페이게이트 '갑을 논란' … 다윗과 골리앗 싸움?" href="http://hk.hn/189jpAB">신용카드사-페이게이트 '갑을 논란' … 다윗과 골리앗 싸움?>

금융 결제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수면 위로 떠올지만 불똥은 페이게이트로 튄 셈이다. PG사들이 수수료 수익의 원천인 신용카드 업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오랜 관행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 카드사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결제 방식을 페이게이트가 건드리면서 카드사 이미지를 훼손한데 대해 '괴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표는 이를 두고 "카드사의 집단구타"라는 다소 격한 표현도 썼다. "너무나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는 "법을 바꾸고 인증평가위원회 출범 후 공식 인증까지 4년이란 시간을 쏟아부었으니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고 말했다. AA결제에 대해서는 2009년부터 국내 카드사들과 협의하고, 설득해왔다는 것이다. 금감원 인증을 받은 뒤 카드사들도 내부 검토를 통해 간편결제를 공식 도입했는데도 프로파일 때문에 갑자기 AA방식까지 외면했다는게 그 이유였다.

박 대표는 "신용카드 결제 장벽을 낮추기 위해 웹표준에 입각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했다"면서 "신기술을 무시하고 소비자의 결제 불편함을 고려하지 않는 이런 문화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009년 말경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에게 손편지를 써보낸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2009년 페이게이트가 일본 항공사 카드결제 거래 대행계약 입찰에서 떨어진 이후였다. 탈락 이유는 페이게이트가 다이너스 카드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PG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자, 마스터, JCB,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다이너스 카드 등 글로벌 5대 카드를 취급해야 한다. 다이너스 카드는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비해 결제비중은 미미하다. 다만 소비자 결제 접근성 확보 차원에서 아멕스는 삼성카드에서, 다이너스는 현대카드에서 승인 매입을 받아준다.

박 대표는 "페이게이트의 다이너스 카드 매입 요청을 받아달라는 요지로 정 사장께 손 편지를 써 보냈지만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는 글로벌 PG사업 분야에서는 큰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페이게이트는 지금도 아멕스 카드는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 카드사에 '손톱 밑 가시' 같은 존재로 잡상인 대접받고, 문전박대 당하는 기술기반 벤처기업은 항상 힘이 지친다"면서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작은 이슈였는지 모르겠지만 페이게이트 입장에서는 진지하고 큰 문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다고 망연자실하고 있을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결제사업에 집중하는 페이게이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이미 글로벌 시장은 PG사를 통해 물건을 팔고 사고 있다"면서 세계적 흐름을 강조했다. 그는 "2009년부터 해외 유명 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때 국가별로 지사를 두지 않고 PG를 통해 결제 사업을 하는게 트렌드"라면서 "페이게이트가 원화 및 한국 금융기관과 함께 한국 대표 PG사로서 미국 페이팔, 영국 월드페이, 홍콩 아시아페이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탁의 말씀"이라며 국내 카드사에 조언을 잊지 않았다.

"카드사 임원분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간편결제 논란을 알게 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를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쓰는 것처럼 외국인들도 해외카드로 한국 시장에 몰려와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류 상품 및 구체관절인형 등 한달 수백억원어치를 온라인에서 신용카드로 사갑니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결제할 겁니다. 국내 카드사들도 이제는 국내 결제 수익만 볼게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열고 해외 사용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사진=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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