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벤처 M&A, 무조건 창업생태계에 도움”
검색엔진 ‘첫눈’ 사라졌지만 ‘라인’ 핵심멤버로 활약
2000만 수도권 시장은 스타트업에 기회
“대기업이 인수·합병(M&A)한 뒤 사라지는 벤처 서비스 많다고요? 다 창업생태계에 도움이 됩니다.”
장병규 본엔젤스벤처스 대표는 3일 순수 민간 자본으로 이뤄진 ‘페이스메이커 펀드’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창업해 2006년 네이버에 매각한 검색전문업체 ‘첫눈’의 멤버들이 지금 네이버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주요 멤버들이다”며 “인수된 벤처기업의 서비스 자체는 약화되더라도 꾸준한 M&A를 통해 인적 자본이 (업계에)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창업자 출신 벤처투자자다. 네오위즈 공동창업자인 그는 2005년 ‘한국의 구글’을 목표로 내걸고 검색전문기업 ‘첫눈’을 설립해 이듬해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엔젤투자자로 활동하다가 초기기업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스를 2010년 4월 공식 출범하고 정식으로 투자·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대기업이 M&A한 뒤 뒤안길로 사라지는 벤처 서비스가 대부분이라는 질문을 받고 “라인을 이끄는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는 첫눈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고 운을 뗐다. 장 대표는 “네이버는 일본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첫눈을 인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맞는다”며 “하지만 첫눈 멤버들이 라인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면서 결론적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인적 자본이 국내에 쌓인 셈”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SK플래닛이 인수한 모바일메신저 ‘틱톡’을 만든 ‘매드스마트’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매드스마트가 2011년 7월 출시한 틱톡은 차세대 메신저 서비스로 각광받았지만 SK플래닛이 인수한 뒤 경쟁력을 잃었다. 장 대표는 “현재 틱톡의 핵심 멤버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20~30대의 연령대인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와 창업 멤버들은 M&A가 없었다면 해외 진출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이 본래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대기업 인수가 이뤄지면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인적 자원은 끊임없이 쌓이게 된다”며 “이 같은 시도가 계속되면 누군가는 글로벌 성공을 이룰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벤처 성공은 큰 의미가 있지만 국내 시장도 협소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비슷한 생활을 하는 인구만 2000만명이다”며 “전 세계적으로 동질성을 지니는 2000만명이 있는 시장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 시장이 충분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환경을 잘 활용하면 스타트업 창업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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