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달러 대비)는 지난 4월말 이후 주요 20개국(G20) 내 신흥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화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1100원선을 전후로 등락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불거지기 직전인 4월말보다 0.1% 절상됐다. G20 내 10개 신흥국 통화 중 중국 위안화(0.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절상률이다.
유한종 국민은행 파생외환운용팀장은 “지난 6월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까지 급등한(원화가치는 하락) 적이 있지만 최근 들어 원화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 흐름과도 차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 양상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덕분이란 분석이다. 경상수지는 2년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이 예상되고 있고, 총 외채 중 만기 1년 이하 단기 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년 9개월만에 최저인 29.1%까지 떨어졌다.
3일 원·달러환율이 2원60전 내린 1097원90전에 마감, 4개월만에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화가치는 그만큼 상승한 것이다.
유 팀장은 “지난 5월에도 원·달러환율이 1085원 수준까지 내려간 적이 있어 이 정도 수준까지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오는 6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여부의 큰 흐름이 잡힐 것”이라며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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