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간판' 노키아…결국, MS에 팔렸다

입력 2013-09-03 17:21   수정 2013-09-04 05:07

휴대전화 사업·특허 72억달러에 넘겨
'OS 공룡' MS, 스마트폰 시장 도전장



핀란드의 자존심이자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팔렸다. MS는 노키아의 휴대폰사업 부문을 72억달러(약 7조8926억원)에 인수한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MS가 애플처럼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단말기 하드웨어를 함께 만드는 역량을 갖추게 돼 모바일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MS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1분기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노키아 주주와 규제당국의 최종 승인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MS는 휴대폰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50억달러, 노키아가 소유한 특허에 대해 22억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MS는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를 10년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인수 작업이 끝나면 핀란드 본사에 속한 4700명을 포함해 노키아 휴대폰사업부 직원 3만2000명은 MS로 자리를 옮긴다. 스테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현 직책에서 물러나 MS 산하에서 노키아 기기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직을 맡는다. 엘롭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MS에서 비즈니스사업부 책임자를 지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공세에 밀려 고전해온 MS는 이번 노키아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에 하드웨어를 결합,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하드웨어인 단말기만 만들고 OS 등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MS의 윈도폰에 의존해왔다.

한때 휴대폰업계 1위였던 노키아의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노키아 휴대폰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당 판매량이 1000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 9분기 동안 50억유로 이상의 손실을 보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지난해 말에는 본사 건물을 부동산 투자회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 두 회사가 협력한다고 새로운 강자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키아와 MS 모두 스마트폰 시장에서 목표 달성을 못해 예전의 명성을 잃은 상태다. 밴 베이커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대박이거나 쪽박인 복권 같은 계약”이라며 “둘 다 되돌아갈 곳이 없는 만큼 이 모험은 성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MS의 노키아 인수 소식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04% 하락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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