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베트남 '기업 한류' 지속되려면

입력 2013-09-04 17:42   수정 2013-09-04 22:35

정인설 하노이/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


지난달 31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 오키드룸에 200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였다.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일본 닌자 복장을 착용했고, 여학생들은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짧은 치마에 붉은 색 머리를 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장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일본인들이 무슨 행사를 하나’ 싶은 호기심이 발동해 행사장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모두 베트남 학생들이었다. “왜 일본 옷을 입고 있냐”고 물어봤더니 “옷이 너무 예뻐서”라거나 “닌자가 너무 멋있지 않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의상은 죄다 협찬이었다. 옷을 대여해준 곳은 일본 후쿠오카시. 일본 문화를 전파할 목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 캐릭터 등을 흉내내는 일명 ‘코스프레’ 행사를 연 것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처음 고급 호텔을 빌려 행사를 열었는데, 의상이 금세 동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베트남 학생들은 발 디딜 틈 없는 행사장을 벗어나지 않고 끝까지 패션쇼와 일본 전통극인 가부키 등을 지켜봤다. 한 학생은 “일본 옷을 입고 일본 공연을 보니 자연스럽게 일본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일본 스타일을 심으려는 노력은 유별날 정도다. 일본은 지난해 베트남 투자 1위 국가로 부상했다.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면서 민관 차원의 문화행사를 자주 갖고 있다. 도로와 철도, 상하수도 같은 기반 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원조를 한 데 이어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 기업들이 ‘한류’ 바람을 타고 베트남 소비시장을 깊숙이 공략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직간접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일본 기업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권경덕 KOTRA 신흥시장팀 차장은 “일본은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에 진출할 때는 다양한 인프라 건설 지원을 통해 양국 간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일본식 시스템을 현지에 심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관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흥국에 진출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고 일본 문화를 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7일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민관이 공동으로 베트남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길 기대해본다.

정인설 하노이/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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