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50) 서비스산업 육성론

입력 2013-09-04 18:02   수정 2013-09-05 01:47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서비스 산업 육성은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정책 화두다. 이번 정부도 서비스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크게 호응은 없는 것 같다. 왜 서비스 산업이고 어떻게 키워야 하나?

서비스 산업은 눈에 보이는 재화가 아닌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서비스 산업은 정부 공공서비스, 의료, 교육, 방송·통신, 금융, 법률, 운송·유통·판매, 숙박·관광, 자문 등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사람의 시간과 지식이 가장 주요한 투입요소라는 것이다.

서비스 산업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재화나 서비스 판매 가격에서 중간 투입요소 가격을 제외한 것이 부가가치인데,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물리적인 중간 투입요소가 미미하기 때문에 거의 매겨진 가격 만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 셈이 된다. 국내총생산(GDP)이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총합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면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서비스 산업은 서비스 생산에 불가피하게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계가 인력을 점점 대체해 가는 제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산업 구조상 서비스 산업 비중이 매우 낮다는 사실도 서비스 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2년 한국 서비스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5%로, 세계 평균인 63.6%보다 낮다. 이 때문에 한국 GDP 규모는 세계 15위 수준인데, 서비스 산업 비중 순위는 28위에 그치고 있다. 1·2위인 프랑스와 미국은 79%가 넘고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하다는 독일과 일본도 70%대다.

그렇다면 서비스 산업이 커진다는 것이 우리 생활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선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이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에서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서비스 인건비가 비싸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간과 노력에 일일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면, 서비스 산업 종사자의 소득이 늘고 집계되는 GDP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비용 때문에 오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산업 분야 임금 수준 역시 연쇄적으로 올라야 할 것이고 그 결과 상품 가격도 덩달아 뛸 것이다. 인건비가 올라 상품 가격이 뛰면 제조업 수출 경쟁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내수시장이 충분히 커서 수출이 줄어도 좋다면 큰 걱정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본질적으로 수출이 어려운 서비스 산업이 제조업을 대체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되려면 제조업과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서비스, 외국 소비자를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서비스 산업 육성이 우선돼야 할 텐데 지금까지의 정부 대책에서는 뚜렷한 방향을 읽을 수가 없었다. 언제쯤 대책다운 대책이 나오려나.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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