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도 이제부터 '필기왕'

입력 2013-09-05 13:10   수정 2013-09-05 17:10

중·고등학교에는 한 반에 한 명씩 완벽한 필기를 자랑하는 친구들이 꼭 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다가오면 그 아이의 노트를 빌려가기 위해 반 아이들은 모두 ‘눈치싸움’을 한다. ‘왜 그 친구 노트에 적혀져 있는 건 시험에 쏙쏙 잘도 나오는 걸까?’ 궁금해 하면서도 쉽게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다. 과연 ‘명품 필기’를 자랑하는 아이들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1. 나만의 용어(기호)를 정하자

‘필기왕’ 타이틀이 아무리 탐난다고 해도 선생님이 칠판에 적거나 말하는 내용 그대로 적어서는 안 된다. 모든 내용을 놓치지 않고 적으려다 보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그렇다고 빠르게만 쓰려다 보면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최대한 간결하게 ‘압축’해서 적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요긴한 방법은 바로 ‘나만의 용어(기호)’를 만드는 것이다. 각자 자유롭게 나만의 ‘룰’을 정하면 되는 것이지만, 화살표나 부등호 등 수학적 기호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따라서 ∴, ~할수록(비례관계) ∝, 대립관계 ↔ 등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영어나 한자어도 활용가능하다. 간단하게 있다, 없다는 有, 無로 표시할 수 있고, 그러나 but, 질문은 Q(Question)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2. 예쁘게 필기하려고 하지 말자

빌려간 친구들한테 부끄럽지 않게끔 필기를 ‘예쁘게만’ 하려다 보면 필기의 본래 목적인 ‘공부’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다. 즉, 화려한 필기는 필요없다는 것이다. 암묵적인 필기의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필기는 최대 3가지 색깔만 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보통 검정, 빨강, 파랑 3색의 펜이면 충분하다. 너무 화려한 필기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본인이 한 필기임에도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3.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것 그대로 쓰지 말자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것을 그대로 따라 적고 있다면 그것은 ‘어설픈’ 노트필기다. 선생님들은 전체적인 흐름을 칠판에 적은 후, 핵심 내용은 수업시간에 집중한 학생만 눈치챌 수 있도록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시험문제는 꼭 선생님이 칠판에 적은 내용이 아닌 ‘따로’ 언급한 부분에서 나오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따라서 선생님이 언급한 했지만 책에는 나와있지 않은 내용 또는 다른 단원의 내용 등과 연계해서 알아두면 좋은 부분 등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적어주는 것이 좋다.

4. 적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자

이 방법은 시험공부를 할 때 특히나 유용하다. 수업을 듣다가 아리송한 부분이 있을 때 그냥 넘기지 말고 해당 내용에 밑줄 또는 물음표를 한 후에 스스로가 궁금한 점을 질문 형식으로 공백에 적어두는 것이다. 궁금증이 해결되면 그에 대한 답을 함께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중에 이 질문들을 단원별로 혹은 과목별로 모아보면 내가 당시에 무엇을 어려워했고 헷갈려했는지 알 수 있으며, 따라서 빠트리는 내용없이 해당 과목을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5.중요한 건 왜 중요한지 쓰자

우리는 중요한 부분에 흔히 별(★) 표시를 한다. 그런데 선생님이 중간고사에 낼 문제이니 중요하다고 한 것, 수능 기출문제라서 중요하다고 한 것, 내가 모르는 것, 내가 틀린 문제 등 모든 내용에 별표를 치다보면 나중에 다시 보았을 때 그 중요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똑같은 별표를 하더라도 그 이유를 간단하게나마 함께 적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노트필기법’이라는 것은 순전히 각자의 공부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남들에게는 유치해 보일 수도 있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타임교육 관계자는 "‘나’를 위한 필기를 해야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필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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