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카지 미슈라 지음 /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488쪽 / 2만5000원
1905년 5월 쓰시마해협에서 도고 헤이하치로가 지휘하는 소규모 일본함대가 러시아 해군의 주력 함대를 격파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이다. 중세 이래 아시아 국가가 유럽 열강을 처음으로 격파한 사건이었다.
한국과 만주사에는 비극의 시작이었지만 아시아 리더들은 이를 반겼다. 무명의 변호사로 일하던 모한다스 간디는 “일본의 승리가 사방 곳곳에 뿌리를 내려 이제 그 열매를 그려볼 수 있게 됐다”며 인도의 독립운동을 낙관했다. 훗날 총리가 된 네루는 “날아갈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쑨원도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일본의 승리는 아시아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탈식민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적 탈식민지화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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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계몽사상가 량치차오, 인도 시인 타고르, 이슬람 사상가 알아프가니 등이 제국주의를 탈피하기 위해 나눈 대화와 사상의 흔적들을 추적한다.
이들은 무분별한 서구 모방에서 벗어나 ‘마이웨이’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자기모순에 빠졌다. 량치차오는 중국 전통을 옹호하다가 배격했다가 결국에는 다시 받아들였다. 알아프가니도 이슬람을 규탄하다 입장을 바꿔 열렬히 변호했다.
이들은 말년에 민족주의를 강조하며 냉철한 정치 이데올로기에는 동조하지 않아 자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말았다. 지적 탈식민지화의 과정은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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