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캔버스에 담은 '자연의 희로애락'

입력 2013-09-09 17:49   수정 2013-09-10 00:50

英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국립현대미술관서 작품전




자연은 시시각각 변한다. 해가 환하게 미소 짓다가도 금방 심술궂은 먹구름이 온 세상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때때로 굵은 빗줄기를 대지에 쏟아 붓는다. 나무와 들풀도 바람에 몸을 파르르 떨며 잠시도 똑같은 몸짓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서양 화가들은 하나하나의 정지된 순간을 고정된 시점으로 포착할 뿐이다.

생존 작가 중 세계 최고 명성을 누리고 있는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이런 게 불만스러웠다. 그는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려면 이런 방식으로 대상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런던 테이트미술관과 교류전으로 내년 2월까지 전시하는 대작 ‘데이비드 호크니:워터 근처의 나무들’은 이런 작가의 생각이 반영된 작품 중 하나다.

영국 요크셔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 왕립미술학교 재학 시절 일찌감치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한창 때 30여년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냈다. 그는 그곳에서 접한 현대 미국인의 삶과 풍광을 팝아트적 감각으로 그려 인기를 모았지만 40대 이후 관심의 대상을 도시에서 자연으로 점차 옮겨갔다.

이런 화풍의 변화는 자연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므로 하나의 시점이 아니라 여러 개의 시점으로 묘사해야 한다는 중국 회화원리를 접하면서 시작됐다. 그가 멀티 캔버스 작업을 하게 된 것도, 서양화에서는 낯선 선의 맛을 중시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워터 근처의 나무들’에는 이런 동양적 회화 원리가 자리하고 있다. 작가가 고향인 요크셔에 돌아와 그린 이 작품은 높이 4.5m, 가로 12m의 대작이다. 50개의 캔버스는 하나의 풍경을 포착했지만 각각의 캔버스는 서로 다른 순간을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다. 관객은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수십 개 또는 그 이상의 브래드퍼드 풍경을 감상하게 되는 셈이다.(02)2188-600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화제] "신기해서 난리" 주식용 네비게이션 등장
▶[은행이자보다 3배 수익으로 알려진 호텔식 별장]
▶한경 슈퍼개미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으면...최대한 오랫동안 혼자 쓰고 싶거든요"





관련기사


    <li>비, 김태희 100억 빌라 소식 듣고 갑자기…</li>
    <li>"안마사가 아내 엉덩이를…" 중년男 '깜짝'</li>
    <li>'돌발' 신동엽, 인터뷰 중 女리포터를 '덥썩'</li>
    <li>'스폰서'에게 수입차 선물받는 미녀 정체가</li>
    <li>이의정, 6년 전 파산 신청하더니…'발칵'</li>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