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아오자이

입력 2013-09-09 17:54   수정 2013-09-09 21:33

천자 칼럼


하늘하늘한 반투명 새틴 천에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 패션, 신체 곡선을 아슬아슬하게 살리면서 브레지어와 팬티 라인까지 드러내는 관능적 실루엣…. 아오자이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민속의상이다. 베트남어로 아오(ao)는 옷, 자이(dai)는 길다는 뜻으로 긴 상의에 헐렁한 바지가 한 벌이다.

민속의상이라지만 역사는 의외로 짧다. 18세기 청나라에서 들여온 치파오(旗袍)가 기원이다. 추운 만주 지역에서 두꺼운 비단으로 만들던 치파오를 더운 베트남 풍토에 맞게 얇은 천으로 바꾼 것이다. 갸름한 몸매를 드러내는 디자인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시대에 개량한 것이고, 지금처럼 국제적인 패션으로 자리잡은 것은 1975년 베트남 통일 이후라고 한다. 여성의 신체 곡선을 강조하는 서구식 미와 중국 전통의 멋을 접목한 근대문화의 산물인 셈이다.

목 아래 온몸을 다 덮는 방식인데도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오자이 안에 속옷 말고는 아무것도 입지 않기 때문이다. 맨살을 노출하는 곳은 딱 한 군데다. 허리 양옆의 3~5cm쯤에 트임을 만들어 피부를 살짝 보여준다. 한복의 짧은 저고리는 팔을 들어야 겨드랑이가 드러나지만 아오자이는 팔을 내려도 삼각형 맨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옆트임은 만주족이 말 타기 편하도록 옷을 가른 것에서 비롯됐다.

흰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베트남 여성들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들이 입은 옷은 모두 맞춤복이다. 신체 특징에 꼭 맞게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과 팔뚝, 가슴, 허리, 엉덩이둘레 등 16곳을 측정해서 옷을 짓는데 보통은 하루이틀, 급하면 3~4시간에도 가능하다. 비용은 우리 돈으로 3만원부터 5만~7만원 정도이며, 원단의 질이나 실크 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베트남 여행 중 아오자이를 사 오는 사람이 많지만 아쉽게도 한국 여성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허리와 골반의 신체적 비율이 서로 달라 아오자이 특유의 맵시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신체 구조와 스타일의 차이에 불과하다. 그저께 베트남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첫 공식 일정으로 택한 게 바로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였다. 의·식·주 가운데 첫 번째 생활 요소인 옷에서 양국의 조화를 찾고자 한 것이다. 이런 게 문화의 힘이다. 대통령이 한복을 입고 직접 무대에 올라 친근감을 주려 애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패션쇼의 주제가 ‘아름다운 동행, 멋진 미래’였던 것처럼 양국이 아오자이의 맛과 한복의 멋을 살리면서 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과 상생의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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