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소통으로 인생의 스승 만나보길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
12년 전의 일이다. 한 신입직원이 제안서를 올렸다. ‘입사한 지 3개월 된 직원이다. 설립한 지 17년이나 되었다는 회사가 부산에는 사옥이 있는데 서울에는 사옥 하나 없다. 경영자의 자질이 다소 의심스럽다. 계속 근무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읽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참으로 당돌한 제안서였기에 치워버렸다. 하지만 이내 다시 꺼내 그 자리에서 20여분을 읽고 또 읽었다.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그 직원의 제안이 떠나지 않았다. 며칠을 고심한 끝에 서울에 사옥을 짓기로 했다. 지금 천호식품 서울 역삼동 사옥이 그렇게 해서 지어진 것이다.
자기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은 스승이요, 칭찬을 해주는 사람은 영원한 친구라 했다. 그 신입직원은 나의 한발 늦은 판단을 지적하는 나의 스승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우리 직원과의 소통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전화번호, 메일, 메신저를 모두 직원에게 공개해 제안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했다.
간부들은 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조직 안에서 위계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고, 한 기업의 최고 어른으로서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상하좌우 간의 소통이 강조되는 때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동맥경화로 어느 한 곳이 막힌다면 직원은 업무의 자존감을 잃게 될 것이고, 회사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경청이다. 사람이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고 경청을 하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특히 ‘더 빠른’ LTE급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경청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소통과 대화도 LTE급으로 진행되길 원하고 이 때문에 빠르게 결론만 듣기를 원한다. 하지만 경청은 위로와 공감의 뜻이다. 그 의미가 잘 전달되어야만 진정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이 며칠 동안 고생한 후에 상사에게 보고를 한다. 상사는 “어떻게 됐어? 결론만 말해.” “네 완료했습니다.” “응 수고했어.” 대부분이 이렇게 마무리한다. 하지만 여기에 위로와 공감의 말을 담아보자. “고생했지? 어떻게 됐어? 조금만 간단히 말해줄래?” “아 그렇게 됐어? 고생이 많았겠네. 역시 자네는 대단해!”
그 하소연을 어떻게 다 일일이 듣고 있느냐고? 시간이 없다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한마디 위로와 공감의 시간은 딱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이면 충분하다. 혹시 아는가. 그 시간에 내가 만난 그 당시 신입사원처럼 인생의 스승을 만나게 될지도.
김영식 <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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