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금융위기 직전 美와 닮았다"

입력 2013-09-10 17:06   수정 2013-09-11 03:23

WSJ, GDP 대비 부채비중 급증…부동산 버블도 심각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등의 거시지표가 모두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가부채가 급증해 앞으로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에 기업들의 생산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4% 늘어 17개월 만에 최고 증가 폭을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7월의 9.7%는 물론이고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9%를 크게 웃돈 것이다. 산업 생산이 예상외로 급증한 것은 자동차 에너지 철강 등의 중공업시장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8월 하루 평균 발전량도 160억9000만㎾/h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었다.

소비시장도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해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활황으로 가구, 건축자재 등의 판매 증가율이 20%를 넘었다. 1~8월 고정 자산 투자도 전년 동기에 비해 20.3%로 증가해 1~7월의 20.1%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상반기에 기업 감세와 철도 도로 등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 유럽 등의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살아나는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해준다. 주하이빈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7월 이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경기는 이미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채가 급속히 늘고 있는 현재의 중국 경제는 2007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 경제와 유사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부채를 제외한 중국 기업 및 가계 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20%에서 현재는 170%로 증가했다. 미국 역시 2001년 GDP 대비 143%였던 부채 비중이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77%로 급증했다. 조지 매그너스 UBS 수석 경제자문관은 “중국은 거액의 신용대출로 경기를 자극하고, 부동산 버블도 심각하며 소득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진입하기 전 보이는 경고 징후”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는 주택모기지 대출이 원인이었지만 중국의 부동산 버블은 막대한 현금이 떠받치고 있다. 또 중국은 거대 무역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중앙정부는 부채를 상환할 능력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채위기가 갑자기 폭발하기보다는 수년에 걸쳐 성장을 둔화시키는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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