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번엔 진공청소기 특허전쟁…英 다이슨, 삼성에 소송 제기

입력 2013-09-11 06:45  

다이슨 "삼성 모션싱크는 모조품"…英서 특허소송
삼성 프리미엄 가전 '견제 신호탄' 해석




영국의 진공청소기 전문업체 다이슨이 삼성전자의 신제품 청소기에 대해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이 프리미엄 생활가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독일 베를린 IFA2013에서 막스 콘체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기자와 만나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모션싱크 청소기가 다이슨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영국 고등법원에 특허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와 혁신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하길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쟁사의 제품을 베끼는 기업들 때문에 정당한 경쟁이 되지 않아 힘들다”고 삼성을 비판했다.

다이슨은 ‘영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제임스 다이슨경이 1993년 창업한 회사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밀레, 보쉬, 일렉트로룩스 등 유럽 전통 강호들을 제치고 세계 청소기 시장 점유율 1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이슨 측은 삼성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두 바퀴가 아닌 볼(ball) 기술을 이용한 다이슨의 실린더 청소기 메커니즘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의 모션싱크에 대해 ‘모조품(rip-off)’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소송 내용을 비롯해 삼성 제품의 판매 금지나 라이선스 비용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디자인을 둘러싸고 진행된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과 달리 이번 특허 소송은 기술 특허를 침해한 것인 만큼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게 다이슨 측 설명이다.

소송 대상이 된 삼성전자의 모션싱크는 올 6월 출시한 프리미엄 청소기다. 냉장고 세탁기 등 삼성전자 프리미엄 이미지를 청소기 등 소형가전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삼성 "가전 위협 느낀 다이슨, 애플처럼 소송 태클"

삼성전자 측은 다이슨의 소송 건에 대해 “소장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션싱크 청소기는 1년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삼성전자의 기술과 디자인이 총집약돼 탄생한 제품”이라며 “어떤 특허소송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다이슨의 이번 소송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생활가전 공략을 견제하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5년 생활가전 세계 시장 1위를 목표로 내걸고 공격적으로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IFA에서도 삼성전자가 모션싱크를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며 “TV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삼성의 기세에 다이슨도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자 애플이 특허 소송으로 제동을 건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다이슨엔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다”며 “특허전이 확산되면 삼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다이슨과 동등한 수준으로 올려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이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9년엔 삼성전자의 청소기에 적용된 기술이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해 59만파운드(약 10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는 다이슨의 아이디어와 혁신을 상징하는 대표 상품이다. 다이슨 매출의 90% 이상은 한 대에 100만원 안팎인 고가의 청소기에서 나온다.

삼성전자가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하듯 다이슨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콘체 CEO는 “지난해 기록한 매출 12억파운드(약 2조원)의 반은 신제품에서 나온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지난해 11월 중국에 처음 진출했으며 올 연말까지 중국 65개시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40만원대 이상의 국내 고가 청소기 시장에서도 다이슨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콘체 CEO는 “전체 4500명 직원 중 1500명이 R&D 인력이고 650명을 추가로 뽑고 있다”며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다이슨의 힘”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세계 청소기 시장 규모가 180억달러(약 1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를린=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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