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대회는 마음 비워 내년에 美LPGA 진출
김하늘(25·KT)은 올해 상금왕 3연패가 최대의 목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최다 연속 상금왕을 한 선수는 4연패(1989~1992년)에 성공한 고우순이었다. 3연패는 이오순(1993~1995년), 신지애(2006~2008년) 등 2명이 달성했고 2연속 상금왕은 김미현(1997~1998년), 정일미(1999~2000년), 김하늘(2011~2012년) 등 3명이 작성했다.
그러나 김하늘의 상금왕 3연패 대기록 도전은 시즌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상반기에 자신과 맞지 않는 드라이버로 OB가 자주 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커트 탈락 세 차례에다 기권도 두 차례 하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전 드라이버를 사용하면서 간신히 샷을 잡은 김하늘은 2주 전 MBN·김영주여자오픈에서 K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하늘은 “상반기에 너무 부진하다 보니 (상금왕 3연패 같은) 모든 욕심을 버렸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첫승이 빨리 왔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지금도 생각보다 공이 잘 맞지 않고 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샷 감각이 별로”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컨디션이 엄청 좋을 때보다 나쁠 때가 차라리 낫다. 2주 전 우승할 때도 개막 직전까지 공이 안 맞아 걱정이었다”며 “컨디션이 너무 좋으면 긴장이 풀려서 오히려 집중이 안 되지만 컨디션이 안 좋으면 뭐라도 찾아서 집중하려고 노력해 이외의 성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하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공격적으로 치지 않고 위험 지역을 피해 돌아간다거나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는 식으로 샷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늘은 총 8승 가운데 언론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4승을 거뒀다. MBN·김영주여자오픈과 함께 서울경제여자오픈에서 2승을 했고 이데일리여자오픈에서도 우승했다. 그는 “언론사 대회에서 내가 거둔 우승의 절반을 했는데 가장 큰 대회이자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KLPGA챔피언십은 해보지 못해 반드시 우승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늘은 아일랜드CC에서 열린 지난해 이 대회에서 4위로 마쳤다. “지난해 마지막날 68타를 쳐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요. 아일랜드는 바람도 많이 불고 코스가 길어 까다로워요. 집중을 많이 해야 하죠. 제가 올해 퍼팅이 좋아요.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 29.46개로 퍼팅 랭킹 1위거든요. 샷감각은 좀 떨어지지만 퍼팅으로 기회를 만들어보려고요.”
김하늘은 하반기에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상금왕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상금 3억원을 획득한 (김)세영이가 워낙 상금을 많이 쌓아서 역전이 힘들 거 같아요. 상반기 부진하면서 올해는 1승만 하자고 목표를 정했는데 이를 달성했으니 앞으로 마음 비우고 임하려고 해요.”
양잔디를 좋아해 일본 대신 미국 진출을 택했다는 김하늘은 “일본 골프장은 굴려서 볼을 그린에 올리고 직접 공략하는 것보다 돌아가야 하는 게 많다”며 “난 그런 것보다 공격적으로 코스 공략하는 걸 좋아한다”고 답했다. 마지막날 파란색 옷을 즐겨입는 김하늘이 ‘블루 셔츠의 마법’을 발휘하며 가을 하늘처럼 높이 날아오를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일랜드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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