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난 10일 장중 하한가 '후폭풍'…ELS 투자자 116명 손실 가능성 커

입력 2013-09-11 18:18   수정 2013-09-11 22:03

우투·대우 등 3종 피해 예상
'수익률 조작' 땐 소송 불가피




지난 10일 오전 발생한 KB금융의 예상치 못한 주가 급락 때문에 KB금융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총 38억원 규모 주가연계증권(ELS) 3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 상품 투자자는 최소 116명(사모 ELS는 각각 1명으로 추정)으로 확인됐다. 만기에 손실이 확정될 경우 어떤 이유에서든 KB금융 매도 주문을 내 주가를 떨어뜨린 미국계 자산운용사와 주문창구인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투자자들과의 책임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 주가가 장중 3만1100원으로 내려가 원금손실 발생(녹인·knock in) 가능성이 생긴 ELS는 KDB대우증권의 공모 ELS 5005호와 한화투자증권 사모 ELS 555호·우리투자증권 사모 ELS 435호다. 공모 ELS 투자자는 114명이고 사모 투자자는 2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ELS 투자자는 KB금융 주가(3만7250원)가 내년 2월 만기 때 4만6000~4만7000원(판매시점 KB금융 주가의 80%)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판매시점 주가 대비 하락률만큼 원금손실을 떠안게 됐다. KB금융과 현대차가 기초자산인 KDB대우증권 공모 ELS의 경우 내년 2월10일(만기)까지 KB금융과 현대차 주가가 각각 3만1661원, 9만7716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57%의 수익이 가능하다. 그러나 10일 KB금융 주가가 장중 판매시점 기준가격(5만7566원)의 55%(3만1661원)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신영·하나대투증권 등의 KB금융 공·사모 ELS 7종 투자자들은 종가 기준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확정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기를 피해갔다.

금융감독원은 KB금융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단순 주문실수’에 무게를 두면서도 ‘ELS 수익률 조작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약 단순 주문실수로 판명된 가운데 ELS 손실이 확정된다면 CLSA증권 및 미국계 자산운용사와 협의해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ELS 수익률 조작으로 드러난다면 투자자와 미국계 자산운용사 등 사이의 소송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증권사들이 직접주문전용선(DMA)을 통한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주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주문 실수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애꿎은 ELS 투자자 피해가 또 발생할 수 있어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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