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 앤 클라이드', 박수 없는 와일드혼 뮤지컬

입력 2013-09-12 17:35   수정 2013-09-13 02:19

리뷰 '보니 앤 클라이드'

프랭크 와일드혼은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미국 뮤지컬 작곡가다. 국내에서 수차례 무대에 오른 히트작 ‘지킬 앤 하이드’ ‘몬테 크리스토’ 등에서 클래식과 팝을 적절히 배합해 들려주는 풍성하고 감성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음악은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다는 평가다. 최근 LG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을 마친 ‘스칼렛 핌퍼넷’도 작품 성격과 캐릭터에 맞는 음악으로 ‘역시 와일드혼’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국내에서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에서 내세울 만한 흥행작이 없는 데다 특별한 수상 경력이 없는 것을 근거로 든다. 미국 평단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사진)는 와일드혼에 대한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대다. 이 작품은 1930년대 미국에서 희대의 범죄 행각을 벌였던 2인조 살인 강도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의 삶을 재구성해 무대화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워런 비티, 페이 더너웨이 주연 영화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은 2009년 샌디에이고에서 초연됐고 2011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 초연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 와일드혼 작품 중 2011년 한국에서 제작된 ‘천국의 눈물’을 제외하고는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와일드혼은 이 공연에서 신작에 기대하는 새로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오히려 작품 전체를 음악적으로 구성하고 설계하는 능력에 의심마저 들게 한다. 1막은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캐릭터 특징을 잘 보여주는 솔로곡과 듀엣, 4중창, 합창 등이 조화를 이루며 극을 긴박감 있고 속도감 있게 이끌어간다.

문제는 보니와 클라이드가 본격적인 범죄 행각을 벌이며 파멸로 치닫는 2막이다. 가족과의 관계와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맞추면서 템포 조절이 흐트러지고, 대사 위주로 극이 진행되면서 음악이 설 자리를 잃고 헤맨다. 고만고만하고 비슷한 선율의 솔로곡과 듀엣곡이 중간중간 치고 들어온다. 배우는 열창하지만 음악적 재미도 감동도 없다. 1막에 간간이 나오던 객석의 박수도 2막에선 사라졌다. 드라마 위주로 흐른 영향도 있지만 음악적 설계가 잘못된 탓이다. 대극장 뮤지컬이 맞는 걸까. 2막 들어선 연극적 요소가 강한 소극장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배우들이 그나마 무대의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애쓴다. 공연은 내달 27일까지, 6만~12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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