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조~8조 稅收 부족…증세는 없을 것"
정부가 동네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을 당초 계획보다 줄여주기로 했다. 내년부터 면세 혜택을 받는 음식재료 구입비를 매출의 30%만 인정해주기로 했으나 이 비율을 5~10%포인트 추가해 주기로 한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 세부담 완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내년 세제개편안에 따른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와 관련, “영세 음식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보완장치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식당의 음식재료 구입비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그동안 음식점들은 부가세가 면제되는 농축수산물 구입비가 매출의 40~50%에 달한다고 신고, 세액공제를 받아왔다.
정부는 그러나 이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탈세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보고 내년 세법개정안에서 공제 한도를 매출의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한 세수 증대효과는 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자영업자들은 그러나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 등으로 식자재비가 매출의 평균 50%에 달한다면서 공제율을 높여달라고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해 왔다. 요식업중앙회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식당들이 평균 150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부총리는 “어떤 계층의 경우 제도 도입으로 피해를 보거나 과거와 다른 불이익을 당하기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를 모든 자영업자에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식당 규모와 매출액을 기준으로 영세업자에 대해서는 한도를 높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요식업중앙회 등과 협의 후 공제율 상향 폭을 정한 뒤 이를 세법개정안에 반영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성장률 4% 안팎 가능”
현 부총리는 이날 국회 답변에서 “상반기 세수 부족이 작년 대비 10조원인데 하반기에는 부가세 등이 더 걷혀 감소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 7조~8조원의 세수 감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그러나 이로 인해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거나 세수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증세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편성 때 적자 예상 규모가 23조원 남짓인데 세수 부족분을 고려하면 30조원이 될 수 있지만 불용예산 등을 고려할 때 적자 규모는 추경 편성 때 예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확보가 가능한 만큼 증세는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 4% 안팎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하반기 투자 활성화 대책을 세우면 투자 부진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을 ‘4% 안팎’으로 여지를 두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 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 등 주요 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이어 “최근 주요 지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 부문 회복 모멘텀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며 “투자 활성화가 내년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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