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입차량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수입차 수리 내역을 투명화해 과다 수리비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정부와 국회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검찰이 국내 유명 수입차 판매업체의 수리비 부풀리기 정황을 잡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토교통부 등 관련 당국은 외제차 수리비 합리화 방향을 타진하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및 여객자동차운수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수입차 부품 관련 정보 제공을 의무화해 수리가격을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수입차 정비업체 수리 견적서에 작용 내용 및 부품 가격, 공임 가격만 기재돼 수리가 적정한지를 소비자가 파악하기 어렵다. 이 탓에 정비업체가 저렴한 중고 부품을 쓰고도 비싼 새 부품 가격을 청구해도 알 도리가 없다.
개정안은 수리 항목별 시간당 공임, 작업시간, 부품의 수량·단가·제조회사·일련번호 등 모든 세부 내역을 고객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가격이 다소 비싼 수입 순정부품 외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질인증을 받은 국산 대체 부품도 쓸 수 있도록 해 부품값 인하를 함께 유도할 방침이다.
이처럼 비싼 수입차 수리비로 인해 손해보험업계 손해율이 높아지자 수입차에 대한 보험료 인상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2012회계연도까지 삼성화재, 부화재,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사의 외제차 손해율을 제출받아 차종별 손해율 통계를 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수리비 문제가 손보업계 손해율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해당 분석이 끝나면 수입차 차종별로 보험료를 차등 인상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0%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손해율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나간 비율이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77%가 손익 마지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국내 손보사 손해율은 86.1%로 치솟았다. 7월에는 88%로 더 악화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최대 8.1% 손해율이 상승한 구조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회계연도 1분기' 손보사 경영실적 자료를 봐도 올해 4~6월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6.2% 올라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63억원 흑자였던 자동차보험 손익은 올해 176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1년새 2023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손보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보험료가 손해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 5% 정도"라면서 "수입차 수리비 문제가 손해율 해결 핵심 해법은 아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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