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해도 너무해"…유암코, 회사채 수요예측 '백전백패'

입력 2013-09-15 17:13   수정 2013-09-16 00:54

마켓인사이트 9월15일 오후 2시10분

부실채권 전문 투자기업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전패(全敗)’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예측이란 기업이 적정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특정 금리로 발행할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제도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는 작년 4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근까지 실시한 6차례 수요예측에서 모두 참여액이 발행액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일 실시한 1500억원(1년 만기)짜리 회사채를 비롯한 3건에서는 기관투자가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연합자산관리는 올 1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에서 실패하자 아예 발행을 철회하기도 했다.

연합자산관리의 수요예측 전패 행진은 “공모희망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잡기 때문”이란 게 투자은행(IB) 업계와 기관투자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수요예측에 연속 실패한 만큼 추후 발행 때는 당연히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연합자산관리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자산관리가 ‘배짱 장사’를 하는 이유는 수요예측에 실패하더라도 손해볼 게 없어서다. 회사채 주관 및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들이 해당 회사채를 모두 사주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회사채 발행 인수 대가로 받는 수수료의 일부를 회사채에 얹어주는 형태로 기관투자가에게 재매각한다.

연합자산관리 같은 우량기업 회사채의 경우 금리가 0.01~0.03%포인트만 높아져도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린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제도를 도입한 것은 시장 수요를 반영한 적정금리를 결정해 증권사들의 ‘수수료 녹이기’ 관행을 없애고 증권사에 적정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합자산관리의 행태는 제도 도입 취지를 정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습적으로 수요예측을 실패로 몰아가는 발행기업은 일정 기간 공모 회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열/윤아영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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