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소기업인들의 '추석 한숨'

입력 2013-09-16 17:58   수정 2013-09-16 22:36

김정은 중소기업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거래업체에서 추석 전에 돈을 달라고 합니다. 직원 월급도 간신히 마련했는데 ‘떡값’까지 주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직원 얼굴을 보기가 미안합니다.”(반월산업단지 내 전자부품 제조업체 사장)

추석이 다가왔지만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은 명절이 반갑지 않다. 거래처 대금 결제와 월급 지급 등 돈을 써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 임금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영세 중소업체들은 더하다. 명절은 이들에게 최대 고비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 협력업체들에 추석자금을 조기 집행하고 있지만, 그 혜택은 일부 기업들에 제한된다. 규모가 작은 대다수 중소업체들은 힘들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게 공통된 하소연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판매가 줄고, 대금 회수조차 제대로 안되는 일도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절 보너스 지급은 엄두도 못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631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자금 수요조사에서 43.6%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추석 상여금을 주지 못한다고 답했다. 상여금을 지급하는 중소기업들도 금액이 많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헤아리겠다며 정부는 금융권에 중소기업 추석특별자금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업체들이 느끼는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다.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신용도 심사, 담보 제출 등을 요구한다. 종업원이 열 명도 되지 않는 영세업체들은 신용 문제로 대출을 거절당하는 게 다반사다.

한 액세서리 제조업체 사장은 “과거에 급하게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느라 카드론을 썼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00만원 정도만 융통하면 한숨 돌릴 것 같아 은행에 갔는데, 문전박대만 당했다”며 “대부업체에서 빌릴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당국자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반영되지 않는 것은 올 추석 때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지켜야 하는 은행들은 ‘탄탄한 중소기업’들만 찾는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중소기업인들의 하소연을 정부는 귀담아들어야 한다.

김정은 중소기업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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