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지원 불가' 동양그룹, 다음달이 '고비'…4300억 만기 도래

입력 2013-09-23 15:04   수정 2013-09-23 15:37

유동성 위기에 처한 동양그룹이 다음달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가 4300억원으로 가장 크고, 다음달 23일부터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계열사인 동양증권의 측면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동양그룹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2800억원 가량으로 이달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달 도래하는 만기 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5개 계열사는 이달 3000억원을 시작으로 내달 4300억원, 오는 11월 3800억원의 기업어음(CP) 등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동양증권의 측면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도 동양그룹에 부담이다. 동양증권은 그간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하거나 모집 주선하는 방법으로 그룹을 측면 지원해 왔지만 이마저도 어렵게됐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부적격 등급인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 및 CP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오리온그룹의 동양그룹 지원 불가 방침도 확인됐다. 여기에 정부도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불가 방침을 표명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은 CP 상환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자산유동화대출(ABL) 등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신용평가사들이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CP의 신용등급을 독자 자금조달이 어려운 수준까지 낮췄다.

사면초가에 놓인 동양그룹 관련주 주가는 이날 대부분 급락했다.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동양네트웍스 등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 계열사 조기매각이 관건

동양매직 매각, 동양파워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동양그룹은 그간 동양매직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조건 등이 맞지 않아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CP 상환에 다급해진 동양그룹이 눈높이를 낮춰 동양매직 매각에 발빠르게 나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그룹이 매각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경우 상환금의 일부를 마련할 수 있어 당분간 숨을 돌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이 동양매직 매각을 통해 2500억원, 동양파워 지분 매각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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