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럭셔리카 점유율 10% 눈앞…'위풍당당' 현대차 에쿠스

입력 2013-09-24 06:59  

미국시장 지난달 판매 435대로 역대 최다 실적
BMW·렉서스와 경쟁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 에쿠스가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프리미엄 럭셔리카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10%에 육박했다. 세계 대형 고급 세단 시장에서도 한국 자동차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프리미엄 차 10대 중 1대는 에쿠스

에쿠스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435대가 팔렸다. 2010년 12월 국산 대형차 가운데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33개월 만에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 판매실적은 2012년 7월의 362대였다. 400대 판매를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 호조에 힘입어 미국 프리미엄 럭셔리카 시장에서 에쿠스의 시장 점유율도 6~7% 수준에서 9.7%로 급상승했다.

월 4000~6000대 규모인 미국 프리미엄 럭셔리카 시장에서 에쿠스는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 독일·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지난달 BMW 7시리즈의 시장 점유율은 20.6%, 렉서스 LS는 20%를 각각 나타냈다. 이어 아우디 A8 12%, 재규어 XJ 11.1%, 포르쉐 파나메라 10.1%, 벤츠 S클래스 10% 순이었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벤츠 S클래스는 에쿠스와 차이가 거의 없어 조만간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에쿠스의 판매 호조가 지난 7월 중순 이후 판매를 시작한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모델은 기존 에쿠스와 비교해 범퍼, 그릴, LED(발광다이오드) 안개등 등의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꿨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 뷰시스템 등 첨단 기능도 대거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 사양과 옵션을 넣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판매부진에도 새 모델의 가격을 올리는 ‘역발상’ 마케팅이 효과를 봤다. 현대차는 새 모델의 판매가를 기존 모델보다 3% 인상한 6만1000~6만8000달러(약 6600만~7400만원)로 책정했다.

○폭스바겐도 실패한 시장에서 성공

에쿠스가 2010년 12월 미국 시장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문턱 높기로 유명한 미국 대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공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캐딜락, 링컨 등 미국의 전통적인 브랜드가 포진하고 있는 데다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대형 세단의 주요 고객이 전통적인 상류층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브랜드가 뚫기 어려운 시장이다.

에쿠스는 2011년 상반기 고급차 시장 점유율 5%의 ‘마의 벽’을 넘으며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 작년에는 3972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을 24%나 늘렸다. ‘폭스바겐도 실패한 시장을 현대차가 뚫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세단인 페이톤을 2004년 미국에 내놓고 첫해 1939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판매량이 2005년 820대, 2006년 235대로 급감하자 결국 판매를 접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미국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에쿠스뿐 아니라 제네시스까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미국에서 ‘제2의 신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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