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동네 살리고 돈도 벌고…일석이조의 대안적 투자

입력 2013-09-26 16:49   수정 2013-09-26 22:25

로커베스팅 / 에이미 코티즈 지음 / 홍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364쪽 / 1만8000원


2009년 5월 미국 미시간주의 작은 마을 클레어에서 경찰관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강도나 살인사건이 아니라 111년 된 동네 빵집이 문을 닫는다는 뉴스였다. 9명의 토박이 경찰관들은 유년시절의 추억이 서린 이 빵집을 직접 인수하기로 마음먹고 돈을 모았다. ‘캅스 앤드 도넛’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 빵집은 경찰 기념품으로 매장을 꾸미고 ‘심야 교대’ 커피, ‘밀고자’ 도넛 등 새 메뉴를 추가했다. 이 빵집은 순식간에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많은 타지 손님도 끌어모았다. 쇠퇴하던 마을의 중심 상권은 북적이기 시작했고, 비어 있던 상점가도 점차 다시 채워졌다.

책 이름인 《로커베스팅》은 지역(local)과 투자(investing)의 합성어로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가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저자는 “이름도 잘 모르는 지구 반대편의 거대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지역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지역사회를 후원하는 동시에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창출된 돈이 멀리 떨어진 기업 본사에 빨려 들어가는 일 없이 지역경제에 유익한 방향으로 재순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미국 정부의 대기업 선호 정책과 왜곡된 자본시장이 어떻게 지역의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있는지 지적한다. 벤처 자금은 극소수의 신생기업에만 돌아가고, 주식시장은 돈 많은 대기업을 위한 터전이 됐다는 것.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월스트리트 대신 생산적이고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빠르게 투자했다 이익을 거둬가는 ‘패스트머니’의 반대 개념으로 가까운 곳에 오래 머물게 하는 ‘슬로머니’ 투자가 그런 대안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자는 로커베스팅 사례를 조사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손실을 본 곳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한다. 대형 체인 서점에 밀려 사라질 뻔했던 뉴욕의 한 서점은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매출을 40%나 늘렸다. 와이오밍주 소도시 파월의 주민들은 지역의 유일한 백화점이 문을 닫자 직접 투자해 상점을 세웠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주민들의 사랑 덕분에 매년 수익을 올리면서 연 15%씩 배당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했다. 지역 농업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시작한 레스토랑 파머스 다이너는 지역 내 식재료로 음식을 제공한다는 ‘로컬 푸드’ 붐과 함께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저자는 로커베스팅이 반(反) 대기업 운동으로 여겨지는 것을 경계한다. 지역투자 운동은 지역 기업에 공평한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하는 운동이지 규모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풀뿌리 투자가 활성화돼 지역경제가 튼튼해지면 국가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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