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의 이상한 수익률 계산법

입력 2013-09-30 17:24   수정 2013-10-0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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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11%짜리 상품"…알고보니 4%선


“연 8%가 넘는 고금리 금융상품이 새로 나온 줄 알았는데….”

서울에 사는 김모씨(61)는 현대증권의 물가연동국채 홍보 전단지를 보고 솔깃했다. 붉은 글씨로 ‘최고 연 8.11%의 고수익 상품’이라고 돼 있어서다. 물가가 오를수록 수익이 불어나는 절세형 상품이어서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법이란 설명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자세히 뜯어보고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현대증권이 제시한 최고금리 연 8.11%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매입했다고 가정하고 은행 연환산 세전수익률로 환산한 수치였다. 종합과세 최고세율(41.8%)을 적용받는 사람이 물가연동국채에 부여되는 분리과세 혜택을 보면서, 일반 과세(15.4%) 대상자 대비 받게 되는 절세 혜택을 역산해 반영한 것이다. 절세 혜택을 제외할 경우 이 상품의 수익률은 최고 연 5.85%였다.

예컨대 비과세 상품인 은행권의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가 현재 연 3.5% 수준인데, 비과세 혜택이 없을 때를 가정해 연 4%짜리 상품이라고 선전하는 셈이다. 김씨는 “개인별로 달리 적용되는 세율에 따라 상품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깨알 같은 글씨로만 쓰여 있었다”며 불쾌해했다.

물가연동국채의 예상 수익률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이다. 현대증권은 평균 물가상승률을 3.32%로 가정해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을 계산했다. 하지만 올 들어 물가상승률은 1.3~1.4% 선에 그치고 있다. 실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면 10년 만기인 물가연동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연 4% 선에 머문다는 계산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물가연동국채를 매입할 때 개인별 과표나 물가변동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는 점을 고지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3%대로 설정한 것은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물가연동국채는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10년짜리 채권이다. 원금상승분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도 있다. 매입자에게 6개월마다 이자를 주고, 만기 때 원금(물가상승분 포함)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구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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