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가 뜬다] 경력·연령·국적 초월…'창조인재' 몰린다

입력 2013-10-01 07:09   수정 2013-10-01 16:25


지난 봄학기 KAIST 경영대학원 테크노MBA 과정의 마케팅 강의에서 ‘일반 감기약 브랜드 전략 수립’이 팀 프로젝트로 주어졌다. 수강생 가운데 다국적 제약회사 영업부 출신 약사, 통신사 마케팅 담당자, 정보기술(IT) 회사 제품 개발 엔지니어 등이 한 팀을 구성했다. 다른 팀들은 영업부 출신 약사가 있는 이 팀을 부러워했지만 막상 이 팀에선 기존 제약사들이 하고 있는 것 외에 신선한 전략이 잘 도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제약사 출신이 기존 약품의 브랜드 전략을 정리하고 엔지니어는 제품의 강점·약점 분석과 시장 조사를 맡았다. 마케팅 경력자는 다른 산업의 마케팅 전략을 제약 마케팅에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낸 끝에 성공적으로 과제를 완수할 수 있었다. 이 팀의 일원이었던 약사 송혜민 씨는 “처음에는 다른 제품의 마케팅 전략이 의약품에도 통할지 의문도 들었지만 다양한 경력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하다 보니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전문석사(MBA)는 다른 석사 과정들과 달리 학문적인 성과보다는 졸업 후 당장 기업 경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척도다. 기업이 일반적으로 MBA 소지자에게 바라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 협상 능력, 재무 해석 능력 등이다.

대부분 역량이 교과서가 아니라 팀 프로젝트와 같은 실전 경험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능력들이다. 특히 비슷비슷한 인재들보다는 다양한 경력을 갖춘 인재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전혀 새로운 창의성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미국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 같은 명문 MBA들은 ‘다양성’에 큰 가치를 두고 학생을 선발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MBA 랭킹’도 졸업생 연봉 상승률과 함께 다양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한다.


도널드 제이컵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 명예학장은 “실제 비즈니스에선 거래 상대방은 물론 같이 일할 동료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며 “MBA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분야의 사람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해봤느냐가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직장생활을 잘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출범한 한국형 MBA도 점점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ST MBA는 재학생 324명 중 학부전공 기준 이공계 출신이 136명(42.0%)으로 가장 많고, 상경계 출신이 123명(38.0%), 인문사회 계열 출신이 65명(20.1%) 순으로 집계됐다. 비상경계가 절반을 넘는 것이다.

연세대 CMBA 과정은 2011년 입학생 100명 가운데 20~30대 81명, 40대 이상이 19명이었지만 올해는 40대 이상이 38명으로 뛰었다. 여성도 25명에서 29명으로 늘어났다. 나이와 성별에서도 다양성이 확보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13개 경영전문대학원의 작년 하반기 외국인 신입생은 성균관대 27명, 고려대 23명, 연세대 21명, 서울대 18명 등 12개 대학에 총 121명으로 2011년 하반기의 97명에 비해 24명(24.7%) 늘었다. 미국이 26명에서 30명, 중국이 10명에서 17명으로 늘어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4명), 카자흐스탄(2명) 등 새로운 국가에서도 신입생이 들어와 출신국 수가 34개국에서 40개국으로 증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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