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총수 유고 사태…악재에 짓눌린 재계

입력 2013-10-01 17:13   수정 2013-10-01 21:58

CJ·LIG 등 '옥중' 기업인 늘고 STX·동양·웅진 줄줄이 쓰러져
최악의 총수 유고 사태…전경련 역할·위상 급속 위축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지난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주)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서다. 지난달 초에는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 강덕수 회장이 회장단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경련에 전달했다.

한국 재계의 본산(本山) 전경련이 흔들리고 있다. 회장단으로 활동 중인 주요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유고(有故) 사태를 맞거나 대기업들이 경영난으로 무너지고 있어서다. 매달 열리는 회장단 정례회의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재계에선 지금껏 가장 큰 위기로 꼽히는 1999년 대우그룹 해체 때보다 더 큰 위기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21명 회장단 중 5명이 ‘공석’

1961년 설립된 전경련은 올해로 창립 52년을 맞았다. 내로라하는 주요 그룹과 기업들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어 그동안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대접받았다. 회장 선출 과정에서 몇차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52년간 존립 자체를 위협받았던 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이 그나마 가장 큰 위기였다. 당시 20명의 회장단 멤버 가운데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 김선홍 기아차 회장, 김중원 한일그룹 회장 등이 그룹 부도로 회장단에서 사퇴했다. 여기에다 전경련 회장이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도 그룹 해체로 그해 10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지금 전경련이 처한 상황은 14년 전(1999년)보다 더 심각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21명의 회장단 멤버 가운데 6명의 그룹 총수가 ‘비상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작년 8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이 배임 관련 검찰 수사를 받자 회장단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경영난으로 위기에 몰린 경우도 잇따랐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지난달 초 경영난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전경련의 한 임원은 “자고 나면 그룹 총수 유고 사태가 터져나온다”며 “이대로 가다간 전경련의 존립 기반이 없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장단 멤버는 아니지만 주요 회원사로 활동 중인 그룹들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작년 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을 비롯해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효성그룹은 탈세 혐의로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흔들리는 재계

문제는 이 같은 위기가 다른 그룹들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사정당국의 재벌 손보기가 이어질 수 있는데다 경영난으로 몇몇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경련의 위상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난 8월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10대그룹 총수 회동 때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주요그룹 총수 회동은 청와대가 전경련을 통해 일정과 의제를 잡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지난 8월 회동은 전경련을 거치지 않고 청와대가 10대 그룹에 직접 연락했다. 4대 그룹의 한 사장은 “과거에 비해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단 정례회의도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그룹 총수는 참석하지 않은 채 4~5명의 그룹 총수만 참여할 뿐이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전경련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일단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회장단 재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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