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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辭表)란 일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담은 문서다. 간혹 죽을 사(死)자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영화 ‘공공의 적’의 강철중이 한자로 사(死)를 써놓고 표는 몰라서 ‘死표’라고 적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사표에도 자진 사표, 권고 사표, 강요된 사표 등 여러 형태가 있다. 고용 관계를 끝내는 합법적 문서이므로 퇴직금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자진해서 퇴사하거나 본인 과실로 해고되면 실업급여마저 받지 못한다.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처럼 권력의 정점에서 사퇴한 인물도 있다. 로마 속주였던 크로아티아에서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황제 자리까지 오른 그는 재위 21년 만에 군중 앞에서 사의를 밝힌 뒤 황제복을 벗고 낙향했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은 그를 세계 최초로 황제직을 사임한 인물이라고 기록했다. 55세에 지병으로 물러난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나 조부의 재위기간을 넘지 않겠다며 60년 만에 퇴진한 청나라 건륭제를 빼고 스스로 황제 자리를 내준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날마다 복닥거리며 사는 직장인들은 다르다. 최근 조사에서 사표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95%나 된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매일 야근이나 초과근무할 때’라고 한다. 고작 야근 때문이냐는 지적도 있지만 요즘은 ‘상사나 동료와의 마찰’ ‘적은 연봉’보다 과도한 근무를 더 심각하게 여기는 모양이다. 몇 년 전 비슷한 조사에서 ‘미래가 불투명할 때’를 첫째로 꼽은 것에 비하면 세태 변화가 무심하다.
사표라는 단어의 검색 빈도는 월요일에 가장 높고 주말로 갈수록 낮다고 한다. 월요병이 사표 충동의 한 요인인 셈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사표의 ‘사유’란을 빼곡히 채워본 뒤 정말 이런 걸로 그만둬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 마음을 고쳐먹으라”고 조언한다. 누군들 가슴 속에 사표 한 장 품고 살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함부로 던질 수 없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그 중 1번은 ‘당장의 카드값과 생활비 때문’이라고 하니 이 또한 어쩌겠는가. 썼다가 찢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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