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계열사 매각한 웅진…"무담보 채권자 손실 거의 없을 듯"

입력 2013-10-03 17:26   수정 2013-10-04 02:40

웅진, 빚 90% 갚을 돈 마련

주력 사업 포기했더니 그룹 살아나
에너지·플레이도시 매각 안할 수도

< 알짜 계열사 : 웅진코웨이·케미칼·식품 >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7개월여 만에 법정관리 회생계획안에서 정한 채무액의 90% 이상 갚을 수 있는 돈을 확보한 것은 ‘팔릴 수 있는 주력 계열사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판 웅진코웨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1150억원에 매입하기로 본계약을 체결한 웅진식품, 일본 도레이가 4300억원에 사겠다고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웅진케미칼은 알짜배기 회사들이다.

이 같은 성공적인 계열사 매각은 윤석금 회장(사진)이 “웅진그룹의 모태로 돌아가겠다”며 “학습지(웅진씽크빅)와 출판유통(북센)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는 그룹 계열사로 남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에너지·플레이도시 안 팔 수도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올해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을 매각해야 하고,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매각하기로 돼 있다. 이를 통해 전체 현금채무의 70~80%를 2년 동안 갚고, 나머지를 2022년까지 분할상환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웅진홀딩스는 코웨이와 케미칼, 식품 등 3개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함에 따라 에너지와 플레이도시를 계열사로 계속 둘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에서 정한 채무를 다 갚을 수 있다면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는 굳이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며 “태양광 업황이 살아난다면 기술력이 뛰어난 웅진에너지는 그룹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 사업이 주력인 웅진에너지는 2011년 매출 3133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냈으나 태양광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혀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570억원, 영업손실 173억원을 기록했다. 웅진플레이도시의 작년 매출은 49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73억원을 냈으나 빚이 많아 3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각 순탄하게 마무리될 것”

웅진식품은 매각 본계약이 이미 체결됐기 때문에 변수는 없다. 웅진케미칼은 입찰이 진행되는 도중에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웅진케미칼이 2006년부터 국책과제로 개발한 ‘역삼투 분리막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가 가장 높은 가격에 입찰하자 일부 국내 기업들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웅진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도레이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법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협상자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순탄하게 매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아들이 최대주주 될 듯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하면 무담보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도 손해를 거의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무담보 채권자들은 채권액의 70%를 ‘현금 채무’로 두고 나머지 30%를 ‘출자 전환’했다. 현금 채무를 다 돌려받고 현재 주가(웅진홀딩스 2일 종가 3590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무담보 채권자들은 원금의 약 85%를 건지고, 주가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7500원으로 오르면 채권 원금의 100%를 돌려받게 된다.

웅진그룹은 윤 회장의 두 아들인 형덕·새봄 형제가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법정관리에 따른 대주주 감자(減資)로 윤 회장의 웅진홀딩스 지분은 73%에서 7%로 줄어들었다. 반면 두 아들은 최대 25%까지 웅진홀딩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 아들이 사재출연 등으로 웅진홀딩스 지분 25%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형덕 씨는 현재 웅진씽크빅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윤새봄 씨는 웅진케미칼에서 일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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