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3.9%)나 한국은행(4.0%)보다 낮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은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제전문가로 이뤄진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9명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7%였다. 한은이 전망한 2.8%보다 소폭 낮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3% 중반대에 몰리며 평균 3.5%를 나타냈다. 4% 이상을 전망한 사람은 한 명(5.3%)에 불과했고, 3%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내년이 올해보다는 회복되겠지만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가 설비투자 등으로 이어지며 경기 회복을 이끌겠지만 내수회복은 미약할 것”이라며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63.2%(12명)는 한은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기존 4.0%에서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양적완화 축소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수출 전망을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영선 노무라증권 전무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중심의 경기 전망이 유지될 것”이라며 한은이 기존 전망을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낮고 일부 국가와 달리 자본 유출에 대응할 필요성도 낮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는 94.7%(18명)가 오는 12월이라고 답변했다. 이 경우 축소 규모는 ‘100억~150억달러 미만’이라는 응답이 78.9%(15명)로 가장 많았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이어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응답자 19명 모두 ‘결국 타협점을 찾아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070~1080원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36.8%(7명)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견조한 펀더멘털,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1080원대의 환율 수준을 예상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환율이 1100원대를 넘어 지금보다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31.6%(6명)를 나타냈다.
연말 원·달러 환율이 1050~1060원대의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은 26.3%(5명)였다. 김성태 KDI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지면서 원화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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