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골드만삭스·BoA 등
블루칩 6곳 252억弗 투자
매각차익 등 수익률 40%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가 가장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시기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은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웰스파고의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2008년 가을부터 몇 달간 주식을 사들였다면 평범한 투자자들도 큰돈을 벌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버핏 회장은 실제로 이 같은 역발상 투자를 통해 지난 5년간 100억달러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WSJ가 보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그 여파가 지속된 2011년까지 세계 최대 사탕 제조업체인 마스(Mars)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스위스리, 다우케미컬, 제너럴일렉트릭(GE) 등 6개 블루칩 기업에 약 252억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5년 동안 배당금과 매각 차익 등을 통해 99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투자수익률이 약 40%에 달한다.
버핏 회장은 평소 “다른 사람들이 탐욕적일 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적이 되라”는 투자철학을 강조해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던 금융위기를 자신의 투자철학을 실천할 기회로 삼았다. 위기설에 휩싸여 주가가 하락하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기업들에 돈을 빌려주거나 주식을 사주면서 구제의 손길을 내밀었다. 버핏의 투자로 이들 기업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일부 회사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버핏이 투자한 우선주를 버핏에게 유리한 조건에 되사기도 했다.
버핏이 가장 최근에 거둬들인 수익은 마스가 2008년 빌린 44억달러를 지난주에 되갚으면서 생긴 이자 수익 등 6억8000만달러. 벅셔해서웨이는 마스가 제과업체 리글리를 인수하던 2008년 당시 인수대금을 빌려주는 명목으로 6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총 38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벅셔는 또 2008년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50억달러를 투입했다. 골드만삭스가 매년 5억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이 주식을 2011년 3월 5억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모두 되샀다. 벅셔해서웨이는 또 최근 50억달러에 4350만주의 보통주를 추가로 살 수 있는 워런트를 활용해 골드만삭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벅셔는 이 밖에 2009년 다우케미컬이 롬앤드하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빌려준 30억달러를 통해 현재까지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2011년에는 BoA의 우선주 50억달러어치를 사들였으며 이후 매년 3억달러의 배당금 수익을 챙기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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