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채권단, 49% 확보해 최대 주주로

입력 2013-10-09 17:15   수정 2013-10-09 23:07

2년만에 출자전환 성사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지분율 49%의 최대주주가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동조선 채권단은 지난달 말 보유하고 있던 1362억원 규모 성동조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실시했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처음 출자전환 방안을 제시한 지 무려 2년 만이다. 당시에는 대주주(정홍준) 지분을 대규모로 감자한 뒤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2대 주주인 군인공제회의 반대로 감자 없이 출자전환하게 됐다.

성동조선 채권단은 그동안 여러 차례 출자전환을 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군인공제회와의 갈등이 문제였고, 작년 11월에는 채권비율(18%)이 세 번째로 높은 우리은행이 여신건전성 분류 문제를 들어 연기를 요청했다. 예금보험공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는 우리은행은 작년 말 기준 부실채권(NPL)비율 목표치(1.8%)를 맞추기 위해 출자전환을 올 상반기로 미뤄달라고 했다.

그러다 올해 초 감사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감사에서 성동조선의 여신건전성 분류를 ‘요주의’ 대신 ‘고정’으로 하라고 지적, 우리은행이 출자전환 여부와 관계없이 부실채권으로 분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채권단이 성동조선을 비롯해 대선조선·SPP조선·STX조선해양 등 자율협약 조선사들에 대한 여신건전성 분류를 두고 힘 겨루기를 하게 됐고, 이 와중에 상반기 출자전환 기회도 놓쳤다. 이번에 출자전환이 성사된 것은 ‘3전 4기’인 셈이다.

하지만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성동조선의 재무구조가 당장 대폭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회사는 작년 말 기준 1조7453억원의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자본잠식 규모가 너무 커 당장 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없다”며 “최근 노르웨이에서 물량을 수주하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차츰 회사 재무 사정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 회사에 2010년 2407억원, 2011년에 8493억원, 2012년에 8907억원, 올 상반기 200억원을 신규자금으로 지원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추가로 자금을 들이지 않아도 이제 성동조선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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