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속았다”거나 “억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인정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일단 형식적으로는 신탁상품에 편입한 자산의 상품설명서에 본인이 직접 서명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9일 입수한 ‘동양레저 CP 편입자산 상품설명서 겸 동의서’(9월11일 기준)를 보면 맨 위에 ‘편입자산’ 항목에 ‘(주)동양레저 기업어음증권 [신용등급 B- ↓ (투기등급)/고위험]’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투자 유의사항에 ‘9월11일 기준 신용등급이 B등급에서 B-등급으로 떨어졌으며 자본금이 10억원 규모로 자산 대비 과소하며,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2012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323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으로 동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임’이라고 설명돼 있다.
또 ‘동사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의 영향 및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그룹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임’이라든가, ‘회사의 차입금 만기구조와 현금창출력, 재무적 융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기성 차입금에 대한 자체적인 대응 능력은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됨’ 등의 문구도 들어 있다.
다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사업부의 매각 성과가 회사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초과하거나 대규모 자본확충이 이뤄진다면 (중략)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상존함’이라고 밝혀놨다.
설명서 아래에는 ‘본인은 귀사의 계열회사 발행 기업어음증권을 취득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어 상품특성과 위험요소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동 기업어음증권 취득에 동의합니다’라고 돼 있다. 이어 직접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쓰고 서명하는 난이 마련돼 있다.
물론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설명서를 본 적이 없다거나, 창구에서 제대로 읽어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서명할 당시에는 공백 상태였던 부분이 상품설명 내용으로 대체돼 있었다”는 글들이 잇달아 게재되고 있다. 증권사 직원이 임의로 막도장을 파서 서명하거나 과거 CP 투자자에게 ‘만기 연장’이라고 속여 새로운 CP 편입을 허락받았다는 제보도 잇따른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의 모든 동의서에 자필 서명이 있는 만큼 서류만으로는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 쉽지 않겠지만 일부는 진짜 불완전판매에 당했을 수 있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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