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고부품 사용 AS 사과…"유상수리 고객 환불조치"

입력 2013-10-14 09:29   수정 2013-10-14 12:03

삼성전자가 데스크톱PC를 사후수리하는 과정에서 중고 부품을 새 부품인것처럼 속여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회사 측은 "부품 등급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혼용하는 실수를 했다"며 "수리 받은 모든 고객에게 환불조치 해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말도 안되는 기만행위를 저질렀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PC 메인보드에 이상이 있어 수리를 받으러 온 소비자에게 중고 R급 부품을 정품 A급으로 속여 판매했다. 이같은 사실은 전날 MBC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알려졌다.

메인보드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메모리 등 PC의 주요 부품이 장착되는 회로기판으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완전히 새 부품인 A급과 달리 R급은 하자가 있거나 한번 사용한 부품으로 가격이 A급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A급 메인보드로 교체했을 경우 15만원 이상이 들어가지만, R급으로 바꾸게 되면 7만원 가량만 내면 된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소비자에게는 A급이라고 하고,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리비용으로 받은 뒤 정작 R급 부품을 넣어준 것이다.

문제가 된 해당 PC는 2007년과 2008년 출시된 슬림형 모델 'DM-Z' 시리즈.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방송에 따르면 이 모델은 당시 15만대가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제품을 산 소비자들 사이에서 메인보드에 이상이 있다는 접수가 속출했다. 2010년~2011년 사이 DM-Z 시리즈로 수리를 받은 소비자는 6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현직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직원들은 메인보드가 부족해지자 결국 중고 부품을 새 부품으로 둔갑해 판매할 수 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에서 포장 과정 중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정확한 경위는 현재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일부 모델의 유상 서비스용으로 제공하는 메인보드를, 본사 잘못으로 인해 등급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혼용하는 잘못을 했다"며 "2010년과 2011년 이후 해당 모델의 A급 유상수리를 받은 모든 소비자에게 수리 금액 전액을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포털사이트에는 삼성전자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ryxxxx'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삼성 이름을 믿고 사는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동xx'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반찬 재활용도 아니고, 이 정도면 불매운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wcyxxxxx'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도 "다시는 삼성 제품을 사고 싶지 않다"고 불쾌해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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